[지디넷코리아]
HD현대중공업이 수주 호황 속에서도 중대재해와 노사 갈등이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 잇따른 사고로 작업중지와 안전 점검이 강화되는 가운데 임금·단체협약 협상도 난항을 겪으며 생산 현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31일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30일 보일러 기계실에서 근로자 1명이 사망했다. 현재까지 정확한 사망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현장 조사와 관련 자료 확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고와 관련해 HD현대중공업 사업장 내에서 사용 중인 A형 사다리 일체에 대해 부분 작업중지 명령도 내려졌다.

HD현대중공업은 수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HD한국조선해양의 지난 6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98조 8087억원에 달한다. 고선가 선박 매출 반영이 본격화하면서 실적도 개선되고 있지만, 잇따른 안전사고와 노사 갈등이 생산 일정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에서는 최근 중대재해가 반복되면서 정부의 고강도 감독까지 시작됐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들어 울산과 군산조선소에서 1주일 사이 끼임 사망사고가 2건 발생하자 지난 18일부터 특별감독에 준하는 감독에 착수했다.
감독관과 산업안전보건공단 직원 등 총 62명이 투입돼 끼임뿐 아니라 추락·화재·폭발 등 주요 위험요인과 본사 차원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노조도 현장 안전관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위험 작업에서 2인 1조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인력 배치와 안전관리 강화를 요구했다.

조선업은 여러 공정이 순차적으로 연결되는 특성상 특정 공정이 멈추면 후속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사고 이후 작업중지와 안전점검이 반복될 경우 생산 일정 조정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안전 문제와 함께 임단협을 둘러싼 갈등도 생산 현장의 변수로 떠올랐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5~27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대비 66.18% 찬성으로 파업안을 가결했다. 전체 조합원 8127명 가운데 5607명이 투표해 5379명이 찬성했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 수준 성과 공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 호황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된 만큼 그 성과가 노동자에게도 돌아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측은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내달 2일부터 집행간부와 대의원을 시작으로 단계적인 부분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후 조직별 순환 파업을 거쳐 15일에는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 파업도 예고했다.
조선소는 자동차 생산라인과 달리 일부 인원 파업만으로 전체 공정이 즉시 멈추는 구조는 아니지만, 전 조합원이 참여하거나 물류 이동에 차질이 생기면 생산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올해 노사 갈등은 과거 불황기의 고용 문제와 달리 호황기 성과 배분을 둘러싼 성격이 강하다. 수주와 실적이 개선된 만큼 임금과 성과급을 높여야 한다는 노조와 수익성·원가 경쟁력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사측 간 간극이 커진 모습이다.
수주잔고를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려면 안정적인 생산이 중요한 만큼 HD현대중공업으로서는 안전사고를 줄이는 동시에 임단협 갈등을 조기에 봉합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