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네팔과 중국 접경 히말라야 지역을 덮친 대규모 홍수로 사망자가 682명으로 늘었다. 실종자도 3000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사고 발생 나흘째에도 수력발전소 터널에 100명 이상이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돼 인명 피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29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돌발 홍수로 현재까지 682명이 숨지고 2980명이 실종됐다.
네팔 재난당국은 자국에서 사망자가 675명으로 늘었으며 외국인 수백 명을 포함해 2426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티베트 지역에서 7명이 숨지고 554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네팔에서는 현재까지 3700명 이상이 구조됐다. 군 당국은 헬리콥터를 동원해 고립된 주민들을 안전지대로 옮기는 한편 의류와 쌀, 인스턴트 식품 등 구호물자를 피해 지역으로 운송하고 있다.
피해가 큰 누와콧 지역에서는 헬리콥터를 이용한 구조 작업이 이어졌다. 구조된 주민 대부분은 입고 있던 옷 외에는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상태였다. 군인들이 고령자를 등에 업어 의료시설로 옮기고 대피한 아기들을 안고 이동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구조 작업은 네팔 라수와 지역의 어퍼 트리슐리-1 수력발전 프로젝트 등에 집중되고 있다. 네팔군은 여러 수력발전소 터널에 100명 이상이 갇혀 있는 것으로 보고 진흙과 잔해를 제거하며 진입로 확보에 나섰다.
터널에 갇힌 사람들은 홍수가 휩쓴 하천 주변 수력발전 사업장에서 실종된 근로자 933명 가운데 일부다. 일부 터널에는 1.2~1.5m 높이까지 진흙이 들어찬 것으로 알려져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는 터널 구조 경험이 있는 11명 규모의 전문팀을 현장에 파견했으며 중국도 9명으로 구성된 구조팀을 보내기로 했다.
중국 티베트에서도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구조대는 큰 피해를 입은 지룽 국경검문소에 진입해 생존자 수색에 나섰다. 홍수 당시 검문소 건물에 몇 명이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실종자 가운데는 외국인도 수백 명 포함됐다. 네팔 당국이 파악한 외국인 실종자는 517명으로, 수력발전소 근로자를 비롯해 히말라야를 찾은 트레커와 티베트 카일라스산을 방문하던 힌두교 순례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카트만두의 병원과 주요 구조 거점에는 실종된 가족의 소식을 기다리는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가족들은 구조자와 사망·실종자 명단을 확인하거나 실종자의 사진과 연락처가 담긴 전단을 붙이며 생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빙하 붕괴가 부른 대홍수…재건비만 수십억달러 전망
이번 홍수는 지난 26일 히말라야 고지대의 빙하가 붕괴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네팔·티베트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빙하 붕괴가 대량의 얼음과 진흙, 암석 등 잔해를 하류로 쏟아내며 대규모 홍수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했다.
빙하 붕괴 이후 상류에 새로 형성된 호수가 추가로 범람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구조 작업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다만 중국 수리부에 따르면 해당 호수의 수위는 최고점에서 약 10m 낮아지는 등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험준한 산악지형과 좁은 협곡도 구조 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시시르 카날 네팔 외무장관은 실종자 수색을 “국가적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하며 터널 구조와 생존자 탐지, DNA 분석 등 전문 분야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재건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카날 장관은 재건 비용이 “수십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며 국제사회에 재정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사는 이번 재난으로 네팔에서 최대 9만3000명이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다. 네팔 정부는 대형 화물 운송용 드론과 DNA 검사 장비, 시신 보관용 냉동시설 등도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현재까지 캐나다는 500만캐나다달러(약 360만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으며 유럽연합(EU)은 200만유로(약 23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인도와 중국, 일본, 호주 등도 구조 인력과 구호물자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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