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학습하지 않는 데이터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데이터를 모았으면 실제 인공지능(AI) 학습에 활용해야 합니다.”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는 2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 자율주행 모빌리티 실증도시 성공전략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가 국내 자율주행 산업의 성장 기반이 되려면 차량 운행과 데이터 수집을 넘어 AI 학습과 지역기업 기술 개발, 실제 교통서비스 사업화까지 연결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광주·전남지회가 개최한 이번 행사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자동차·자율주행 기업, 대학, 연구기관, 공공기관 등 산·학·연·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토론에는 천정환 한국도로교통공단 부장, 노희옥 광주미래차모빌리티진흥원 단장, 최성진 한국자동차연구원 본부장, 이동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과장, 하성용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장, 이광우 국토교통부 AI자율주행혁신팀장, 한지형 대표, 고영하 라이드플럭스 이사 등이 참석했다.
패널들은 실증도시가 자율주행차를 운행해 데이터를 모으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 부품사와 소프트웨어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차량에 탑재해 검증한 뒤 운수업계와 공공교통 서비스에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노희옥 단장은 “자율주행 실증도시가 단순히 차량을 실증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며 “가장 큰 성과는 데이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 단장은 주행·돌발상황·도로교통 데이터를 기업 수요에 맞게 제공하고, AI 학습용 컴퓨팅 자원과 기술 지원을 결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기업이 개발한 센서와 전장부품, 소프트웨어를 실제 차량에 탑재해 실도로 주행과 성능 검증까지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증 성과를 완성차와 자율주행 운송사업자, 교통취약지역 수요응답형 서비스 등에 연결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광주 도심에서 시작한 실증을 전남 농어촌과 산업단지, 물류 분야로 확대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지형 대표는 “기술 개발이 끝난 뒤 자율주행 기술로 무엇을 할지 논의하면 다시 3~4년이 걸릴 수 있다”며 “개발 단계부터 지역 운수업계와 자율주행기업이 함께 수익모델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학습을 위한 GPU 인프라도 과제로 꼽았다. 차량 확대와 동시에 GPU를 확보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가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술력과 미래가치를 반영한 정책금융과 민간투자 유인책도 요청했다.
고영하 이사는 “공유된 데이터를 검증하고 광주 현장에서 고도화해 실제 차량에 녹아들 수 있는 데이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이사는 현장 조사 과정에서 포트홀과 노후 교통안전시설, 미비한 도로 인프라 등을 확인했다며 실증을 계기로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로 환경 개선은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일반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실증사업을 단년도 방식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다년도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도 요청했다. 시민들이 자율주행차를 직접 경험하고 안전한 부분과 개선할 부분을 제시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성진 본부장은 데이터 수집부터 AI 학습, 안전성 검증, 서비스 적용으로 이어지는 순환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발생 빈도가 낮은 엣지·코너·롱테일 데이터를 확보해 학습하고 AI와 차량·부품·시스템의 안전성을 함께 검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를 활용해 자율주행차 생산과 서비스 실증을 연결하는 지역 산업생태계를 검토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자율주행차와 일반 차량이 함께 다니는 혼재기에 대비한 사고조사 체계도 과제로 꼽혔다.
천정환 부장은 기존 사고조사가 운전자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면 자율주행차 사고는 사고 전후 시스템의 판단과 제어를 데이터로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 데이터와 일반 차량의 운행기록장치(DTG), 사고기록장치(EDR), 블랙박스 등을 함께 분석해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는 것이다.
완전 무인 운행 단계에서 차량 고장이나 사고가 발생할 경우 경찰·소방·운영사의 초동 조치 절차와 사고조사 데이터 저장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성용 학회장은 “실증도시의 성공 전략에서 시민 수용성과 국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기술 실증 단계를 넘어 세계 선도권에 진입하려면 법과 제도 정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