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영구적인 전쟁으로 변하고 있다-NYT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가 오히려 전쟁을 재개하는 이유가 되면서 이란 전쟁이 끝없는 전쟁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국적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 프로젝트 책임자는 15일(현지시각) 미 뉴욕타임스(NYT)에 “지금 끝없는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This Is a Forever War in the Making)”라는 글을 기고해 그같이 전망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약.

미-이란 양해각서는 전쟁을 멈추고 이란 핵 프로그램 협상의 틀을 제공했다. 그러나 서명된 지 한 달도 안 돼 각서는 실패했고, 전쟁을 멈추기 위해 만들어진 문서가 오히려 전쟁을 재개하는 이유가 됐다.

당면한 분쟁은 누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느냐에 관한 것이지만, 걸린 것은 그 이상이다. 이 최소한의 양해마저 무너지면 간헐적 대결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양해각서는 평화 협정이 아니었다. 두 나라를 화해시키지도, 이란 핵 프로그램의 제한을 둘러싼 분쟁을 해결하지도, 지속 가능한 지역 질서를 수립하지도 않았다.

공개적 전쟁 상태로 추락한 양국 관계에 가드레일을 설치했을 뿐이다. 그 가드레일이 무너지면 전투가 꼬리를 물며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 재개돼도 애초에 양해각서를 낳은 현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이란에 파멸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지만, 해협을 지나는 선박 운항을 교란하는 이란의 능력을 제거할 수는 없다.

이란은 이 수로를 조임으로써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부과할 수 있지만, 미국에 자신의 요구를 강제할 수는 없다.

더 많은 미사일이 발사되고, 선박이 공격당하고, 기반시설이 파괴되고, 민간인이 살해된 뒤에 양측은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이다. 더 분노하고 타협 능력은 더 떨어진 채로.

결렬의 표면적 원인은 양해각서의 다섯 번째 조항이다. 이 조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조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란이 오만에 가까운 해협 남쪽 구간을 포함한 해협 전체에 걸쳐 수로를 다시 열기로 약속한 것인지, 아니면 북쪽 수역만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미국이 볼 때 이 조항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것이었다. 이란에게 이 조항은 어떤 항로를 이용하든 모든 선박의 통항을 조율하는 역할을 이란이 담당하는 것이었다.

모호한 문안 때문에 양국이 충돌하게 됐다. 이란은 미국이 오만 해안을 따라 새 항로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란의 가장 강력한 지렛대를 무력화할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은 오만 항로를 이란이 해협을 다시 봉쇄할 때에 대비한 보험으로 여겼다.

양측 사이의 깊은 불신도 협상에 독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휴전이 끝났다고 선언해 이란의 미국에 대해 갖는 모든 의심을 확인하는 언사를 사용했다. 이란은 전쟁 재개가 불가피하며 해협을 봉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쩌면 이란 지도자들은 미국의 벼량끝 전술을 전면전 복귀로 오해했을 수 있다.

안보 딜레마가 영구적 분쟁이 되는 방식이다.

서로 상대의 행동을 침략의 증거로, 자신의 확전은 방어 행위로 간주하는 것이다.

두 나라 모두 시간이 자기편이라고 믿는다. 이란은 유가 충격과 시장 혼란, 그리고 정치 일정이 미국의 결의를 소진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은 재정적 소모와 군사력 약화가 이란의 결의를 소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어느 쪽에도 승리로 가는 길은 없다.

그런데도 각자는 상대보다 더 많은 고통을 견딜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끝없는 전쟁의 논리다. 각자가 폭력을 사용해 상대의 지구력을 시험하는 것이다. 전쟁이 곧 협상 수단이 된 셈이다.

미국과 이란이 양해각서를 전쟁의 연장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 양해각서가 사라지도록 방치한다면 외교가 아닌 전쟁이 영구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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