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역대급 실적 발표에도 ‘메모리 업황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피크아웃 우려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저승사자’로 불리는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가격 상승률, 실적 추이 등을 감안해 업황이 정점에 달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물론 “슈퍼사이클이 아직 중반도 못미쳤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이에 메모리 업계는 이달 말 빅테크 실적 발표를 통해 나올 인공지능(AI) 투자 계획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영업이익률도 80%를 넘은 것으로 분석되지만, 메모리 수요가 정점을 찍고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산업은 이번 사이클에서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경기순환 산업”이라며 “가격 상승률과 재고 정상화, 실적 추정치 상향 등 주요 지표의 개선 속도가 정점에 근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반도체 산업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투자 증가 속도가 둔화될 경우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 상향 흐름도 약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빅테크들의 AI 투자는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 규모가 점차 작아져 앞으로 메모리 수요 또한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주가는 전일 대비 6.92% 급락했다.
반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한 동안 메모리 수요가 강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공급은 최소 내년 4분기까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메모리 업황은 사이클상 아직 중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강재구 하나증권 연구원도 “메타의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추진이 본격화되면 AI 반도체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벌써 AI 반도체 수요 약화를 걱정하는 것은 과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달 말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글, 아마존, 메타 등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을 벌이는 빅테크들이 실적 발표를 통해 향후 AI 투자 계획을 공개할 수 있다.
기존보다 AI 투자 규모가 늘어나면 메모리 수요 역시 예상보다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AI 메모리 판매 확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세도 지속될 수 있다.
반대로 빅테크들이 AI 투자 속도를 조절하거나 자본 지출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면 메모리 상승세도 점차 둔화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메모리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만큼, 빅테크들이 투자 효율성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신규 투자 규모를 일부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단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약 360조원, 약 265조원으로,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AI 메모리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단기간 업황이 꺾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빅테크들의 AI 투자 계획이 메모리 성장세를 가늠할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