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호르무즈 해협서 상선 공격”…합의 ‘시험대’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25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싱가포르 국적 화물선을 공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날 미국 고위 관리 2명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주 미국과 이란이 전투를 종식하고 핵심 해상 수송로 재개방을 추진하기 위해 체결한 합의의 이행 여부를 시험하는 성격으로 보인다고 WSJ는 분석했다.

영국 해상무역작전국은 공격으로 선박의 조타실이 손상됐지만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격은 25일 이란 해군이 이란 정권이 승인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지 말라고 선박들에 경고한 지 몇 시간 뒤 오만 해안 인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제해사기구(IMO)는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인 수백 척의 선박을 대상으로 이란, 오만 및 기타 연안국, 미국과 협력해 대피 경로를 마련하고 있다고 선박 관계자들에게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공격 이후 IMO는 대피 작전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이번 중단이 대피 대상 선박과 해당 지역 모든 선박의 안전 조치를 재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문제가 된 선박이 IMO의 공식 대피 체계에 따라 항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는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통행을 60일 내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란이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는 대신 미국이 이란 항만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고 제재 완화를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번 주 이란산 원유 판매 제재를 일부 해제하고, 테헤란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 기반 원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이번 공격 및 합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WSJ는 보도했다.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최근 선박 통행량이 빠르게 회복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선박 추적업체에 따르면 지난 24일 하루 70~80척의 선박이 해협을 통과했으며, 이는 수개월간의 저조한 통항량 이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해양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는 전일 대비 통과 선박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해상 위협과 봉쇄로 위축됐던 항로 이용이 다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긴장 상황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25일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IMO가 승인한 남부 항로를 이용하던 유조선 3척에 회항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양 정보업체 윈드워드에 따르면 실제로 복수 선박이 유턴한 것으로 확인됐다. 혁명수비대는 IMO가 지정한 항로를 따라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시도는 “용납할 수 없고 매우 위험하다”며 선박들이 이란과 협력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공격 직전 해당 선박 ‘에버 러블리’는 이라크 움 카스르에서 화물을 선적한 뒤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었다고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이 전했다.

선박 소유사인 싱가포르 기반 에버그린 마린 아시아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WSJ는 보도했다.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LSEG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100일 넘게 항로에 묶여 있었으며, 25일 오전 해협 입구로 이동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각 해협을 통과하려던 다른 선박들과 합류해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선박 추적 데이터와 인근 선박 승무원 증언에 따르면 해당 선단은 IMO 지정 항로를 따라 오만 해안선을 따라 항해했으며, 이란 해군은 별도의 무선 경고나 회항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