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김호철 감사원장은 초유의 투표 용지 부족 사태를 일으킨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회계 감사에 나섰다고 24일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에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선거에서의 참정권 침해 사태에 대해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이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려가 높은 상황이어서 전날 감사원은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오늘 회계 감사를 위한 자료수집에 나섰다”라며 “자료 수집을 해서 감사 범위와 기관들을 정하고 감사 사항을 선정하는대로 대략 7월 정도 실지 감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헌법재판소가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은 안 된다는 결정을 내려 직무감찰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감사원법, 그동안 계속 감사해온 경험에 비춰 회계검사는 (감사원의) 책무, 권한이어서 실시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선관위가 헌법상의 독립기관이기 때문에 감사원이 직무 감찰할 수 없다고 결정한 바 있다.
김 원장은 이어 “그동안의 선관위에서 회계검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들이 있었다”라며 “선거 경비 목적외 지출이나 부실한 정산, 선거 장비나 물품 등을 부당하게 구입하거나 장기간 방치하는 등 관리 제대로 못하는 데 대해 이전 감사에서도 회계검사와 연관해 지적될 수 있던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감사원 감사사무 처리규칙에 따르면 감사원은 회계부정과 예산낭비, 예산집행의 비효율성 등을 개선·시정하기 위해 국가 등의 회계 관련 사무와 이를 수행하는 공무원 등의 직무에 대하여 조사·점검·확인·분석·검증하는 회계검사를 할 수 있다.
회계 관련 사무는 예산의 편성, 집행과 결산, 수입과 지출, 재산(물품·유가증권·권리 등 포함)의 취득·보관·관리·처분, 채무부담 등 모든 재정활동 및 이에 관한 기록, 보고 등의 관련 사무를 포함한다.
김 원장은 “이번 6·3 지방선거는 각급 선관위가 회계를 운영하게 돼있고 지방재정으로 운영하게 돼 있다. 중앙선관위, 각급 선관위 모두를 살펴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재정 활동 전반에 걸쳐 문제점들이 회계 관련 공무원의 행위에서 비롯된다면 그 부분은 감사원이 살펴보고 합당한 법적 조치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사안의 광범위성, 적시성 등을 고려해 이번 자료 수집에 30명 정도의 인원을 투입했다. 과거 선관위 회계검사에 투입됐던 10명 정도에서 3배 가량 인원을 늘린 것이다.
감사원 고위관계자는 “보다 빠른 결론을 내기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입했다”라며 9월 말 혹은 10월 초께 선관위에 대한 회계검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김 원장은 모두발언에서도 “외부 통제가 취약한 헌법기관 등에 대해선 국가 최고감사기구로서 부여된 회계검사를 강화하겠다”라는 향후 감사원 운영 기조를 밝혔다.
취임 6개월을 맞은 김 원장은 “최종 소비자인 국민의 편익 향상에 역점을 두고 감사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이라며 “감사계획부터 감사사항 선정에 국민 참여를 확대하고 국회·전문가 등의 감사 수요도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후환경위기 대응, 지방토착비리·재정누수 차단과 함께 외부통제 취약기관 등에 대한 감사를 역점 추진하겠다”라며 “정책·사업의 효과성을 저해할 수 있는 지방토착비리와 재정 누수를 적극 걷어내겠다”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국민제안감사의 공익성을 높이고, 국민 권익보호 기능도 강화하기 위해 공익감사청구제도에 대해 공익성 심의체계를 도입하고, 감사제보 제도도 처리 프로세스를 효율화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6개월 성과에 대해선 “이른바 ‘정책감사’를 폐지하고 사무처에 대한 감사위원회의의 사전통제 시스템을 강화했다”라며 “국민체감도 높은 감사와 적극행정 지원을 확대하는 등 감사 운영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꿨다”라고 평가했다.
또 인권친화적 감사를 위해 과도한 디지털포렌식과 문답조사를 제한하고 감사절차 준수 특별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피조사자를 위한 적극행정보호관 조력제, 인사교류 등도 추진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감사원이 국민의 불편과 어려움을 해소하고 공직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모습으로 새로이 태어나겠다는 점을 약속드린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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