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처음 찍은 블랙홀, 빛보다 5배 빠른 제트’ 포착 [우주로 간다]

[지디넷코리아]

천문학자들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메시에 87(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에서 분출되는 제트 이미지를 선명하게 포착했다고 우주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이 최근 보도했다.

이 블랙홀은 2019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실제 모습이 촬영된 것으로 유명하다.

지구에서 5500만 광년 떨어진 M87의 초거대질량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약 65억 배에 달한다. 블랙홀은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강하게 끌어들이는 한편, 일부 물질은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돼 수천 광년에 걸쳐 뻗어 있는 강력한 제트 형태로 우주 공간으로 분출된다.

인류가 최초로 촬영한 블랙홀인 M87에서 제트가 분출하는 모습이 찬드라 X선 우주 망원경이 포착했다. (사진=X-ray: NASA/CXC/Univ. Laval/C. Poitras et al.; IR: NASA/CSA/STScI; Radio:NSF/NRAO/VLA; Optical: NASA/ESA/STScI; Image Processing: NASA/CXC/SAO/L. Frattare)

M87의 제트는 과거에도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등 다른 파장에서 관측된 바 있지만, 이번 X선 관측은 제트 내부 구조를 가장 자세하게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X선 영상을 통해 제트 내부를 흐르는 물질의 복잡한 움직임과 세부 구조를 확인했으며, 이는 기존 관측에서 파악된 것보다 훨씬 역동적인 모습이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캐나다 라발대학교 과학기술대학 박사과정 학생 카밀 포이트라스는 성명을 통해 “제트의 변화를 관찰해 왔지만 X선으로 이처럼 세밀한 변화를 확인한 적은 없었다”며 “이전에는 서로 뒤섞여 보이던 구조들을 구별할 수 있게 되면서 10년 이상 관측해 온 제트의 진화를 더욱 자세히 추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제트 일부 구조가 마치 빛의 속도보다 5배 빠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물론 실제로 물질이 빛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물질이 거의 빛의 속도로 지구 방향을 향해 이동할 때 발생하는 ‘초광속 운동’ 현상으로, 상대론적 효과에 의해 나타나는 일종의 착시다.

연구진은 이번 관측이 블랙홀 제트의 형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트를 구성하는 입자들이 어떻게 극도로 높은 에너지와 속도로 가속되는지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이런 제트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이 주변 환경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주요 통로인 만큼, 블랙홀이 자신이 속한 은하의 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CfA)의 천체물리학자이자 공동 연구자인 게리트 셸렌베르거는 “이번 결과는 극한의 천체 현상이 장기간에 걸쳐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추적하는 데 있어 찬드라 망원경이 여전히 독보적인 성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초거대질량 블랙홀 인근에서 방출된 에너지가 제트를 통해 어떻게 운반돼 주변 은하로 전달되는지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열린 미국 천문학회 제248차 회의에서 발표됐으며,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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