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사이트 폐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실제 폐쇄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베처럼 조롱과 혐오를 방치하고 조장하는 사이트는 폐쇄와 처벌이 필요하다”라며 “국무회의에서도 관련 내용 검토를 지시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베처럼 조롱·혐오를 방치·조장하는 사이트 폐쇄, 징벌 배상, 과징금 등 필요 조치를 허용하는 것에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라는 글을 올리며 대중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이번 발언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일베 이용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조롱성 행위를 벌인 사실이 알려진 직후 나왔다. 노무현재단 이사인 조수진 변호사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두 청년이 노 전 대통령 동상 옆에서 일베를 상징하는 손동작을 하며 사진을 촬영해 논란이 됐다.
여기에 최근 스타벅스코리아가 과거 세월호 참사 당일이나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무렵에 진행한 이벤트들이 잇따라 역사 왜곡 및 참사 조롱 논란에 휩싸인 점도 대통령의 강경 대응 기조에 불을 붙였다. 이 대통령은 스타벅스의 행보를 가리켜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라며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사회적 참사나 역사적 비극을 비하하는 혐오 문화의 온상으로 지목된 일베에 대해 정부 차원의 실태 점검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사이트 폐쇄까지 이어지기에는 법적·기술적 걸림돌이 많아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가장 큰 문제는 법적 기준이다.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현행법상 특정 사이트 전체를 폐쇄하려면 해당 플랫폼의 게시물 중 불법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어야 한다. 단순 유해 정보나 혐오 표현을 넘어 사이트 전체가 불법적인 목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일베 폐쇄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실제 조치로 이어지지 못한 이유다.
기술적인 한계도 명확하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폐쇄되더라도, 이후 제2, 제3의 일베 등 수많은 파생 사이트와 대체 플랫폼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불법 사이트를 차단하더라도 운영진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주소(URL)의 숫자나 도메인만 바꾸어 가며 운영하는 숨바꼭질식 영업을 이어갈 경우, 단발성 폐쇄 조치는 실질적인 혐오 근절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플랫폼 자체를 없애는 방식이 지닌 근본적인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히려 하나의 공간에 모아두고 관리하는 편이 낫다는 논리다. 아울러 타 커뮤니티에서도 노인 비하 등 부적절한 게시물이 올라오는데 일베만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항변이다.
또 한편에선 플랫폼 자체를 없애는 조치가 지닌 한계가 있더라도, 사회 공동체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혐오 문화에 대해 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단순히 사이트 차단이라는 단발성 조치에 머무르지 않고, 변칙적인 파생 사이트 생성을 막는 기술적 대응과 유해 정보 유통을 신속히 차단할 수 있는 법적 제도 정비가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는 제언도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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