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프랑스 전 총리 가브리엘 아탈, 내년 대선 출마 선언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가브리엘 아탈 전 프랑스 총리가 22일(현지 시간) 2027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퇴임 이후 차기 권력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아탈은 극우 세력에 맞설 중도 진영의 핵심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아나툴루 통신에 따르면 아탈은 이날 프랑스 남부 아베롱 지역의 무르드바레즈 마을에서 열린 행사에서 “더 이상 이런 프랑스 정치를 견딜 수 없다. 온통 쇠퇴를 관리하는 데만 급급하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37세인 그는 2024년 총리 취임 당시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총리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정치인이기도 하다.

이번 출마 선언 장소인 무르드바레즈는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의 영향력이 강한 프랑스 농촌 지역으로 꼽힌다. 이는 도시 중심 이미지가 강한 중도 진영이 지방 지지층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는 상징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아탈은 “우리가 파리의 사무실과 정부 부처에 갇혀 지내는 날은 정치가 멈추는 날”이라며 “프랑스 곳곳을 여행하면서 우리의 가장 아름다운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강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대선에서 중도 우파 진영의 유력 주자인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 급진 좌파 지도자인 장뤼크 멜랑숑 대표 등과 경쟁할 전망이다.

극우 진영에서는 마린 르펜 대표와 조던 바르델라 대표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민연합은 차기 대선에서 사상 첫 집권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필리프 전 총리가 극우 후보와의 결선 투표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도 진영 내부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탈의 정치적 성장 과정은 종종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비교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39세 나이로 프랑스 최연소 국가원수에 올랐으며, 아탈 역시 34세에 총리직에 오르며 세대교체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아탈은 20대 초반 정계에 입문한 이후 빠르게 승진했다. 2017년 프랑스 하원의원으로 선출된 뒤 정부 대변인과 예산부 장관을 거쳤으며, 2023~2024년 교육부 장관 재임 당시 학교 폭력 대응과 공립학교 내 아바야 착용 금지 조치 등으로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출간한 저서를 통해 자신의 사생활과 연애사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책에서 “내 인생의 인물”이라며 연인인 스테판 세주르네 유럽연합(EU) 집행위원 겸 전직 장관에게 한 장을 헌정했다.

아버지가 유대계였던 아탈은 과거 반유대주의와 동성애 혐오를 모두 경험했다고 밝혔으며, 자신이 “어머니를 통해 러시아 정교회 신자”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헌법상 연속 3선이 금지돼 있어 차기 대선에는 출마할 수 없다. 지난해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졌던 마크롱 대통령의 전략은 정치 교착 상태를 초래했고, 국민연합이 의회 내 단일 최대 정당으로 부상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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