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김상윤 이혜원 기자 = “최근 지인에게 탱크 텀블러를 선물 받아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제 어디서 꺼내기 눈치 보여요.”
19일 30대 여성 직장인 A씨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프로모션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탱크데이’ 프로모션 논란은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인 18일 스타벅스가 진행한 이벤트에 ‘탱크데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시작됐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탱크’라는 표현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장갑차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광고 문구인 “책상에 탁!” 역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치안본부의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발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일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손정현 스타벅스 코리아를 경질하고 직접 사과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스타벅스 텀블러와 머그잔 등을 부수거나 폐기하는 영상과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는 등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뚜렷한 불매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서울 중구에 위치한 스타벅스 청계크리스탈스퀘어점은 출근 시간을 맞아 매장이 북적거렸다.
테이크아웃 주문을 통해 음료를 가져가거나 자리를 잡고 앉는 고객들도 눈에 띄었다.
자리에 앉은 시민들은 전날 불거진 탱크데이 논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한 중년 여성 B씨는 같이 온 일행에게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가 직원이었나보다”라며 “정용진 (회장)이 엄청 빨리 (수습하기 위해) 끊어냈더라” 등의 얘기를 건넸다.
이후 오전 9시30분께부터는 매장이 한산한 상태가 유지됐다. 불매 여파라기보다는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시간대가 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계크리스탈스퀘어점 외에도 을지로2가점·관철점·종각점·광화문점 등 대부분의 매장은 오전 10시께부터는 한산한 상태였다. 할리스, 커피빈 등 주변 경쟁 브랜드 매장도 마찬가지였다. 대형 매장인 종로R점이 공부하는 대학생, 업무 회의를 하는 직장인 등으로 매장 내 고객이 많은 편이었다.
관철점 앞에서 마주친 40대 남성 직장인 C씨는 “논란을 인지하고 있고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불매로 이어질지는 모르겠다”며 “(불매는) 온라인 상에서의 의견일 뿐인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매장 관계자들은 “어제(18일) 있었던 논란으로 긴장한 상태였지만 주문 수가 줄거나 하는 것이 체감되지는 않았다”며 “직장가에 위치한 매장들은 오전에 붐비고 한산해졌다가 오후 들어 다시 주문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논란의 주인공인 ‘탱크 텀블러’는 전 매장 MD 진열대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전날(19일) 본사 차원에서 탱크 텀블러를 진열에서 제외하고 관련 비주얼이나 커뮤니티 보드를 모두 제거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대표 경질로 인해 예정돼 있었던 교육 일정 등이 모두 멈췄다”고 말했다.
‘탱크데이’ 프로모션 논란이 즉각적인 불매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소비자의 인식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스타벅스 텀블러를 꺼내놓을 때 눈치가 보인다거나 소비가 망설여진다는 것이다.
또 다른 30대 여성 직장인 D씨는 “5·18에 탱크데이라는 이름을 붙이다니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이미 스타벅스에 충전해놓은 게(상품권) 있으니 그건 소진하겠지만 앞으로는 일부러 소비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20대 여성 E씨는 “그간 정 회장의 논란이 있어서 그런지 사과문이 매장 내와 앱에서도 보이는 등 대처가 빨리 된 것 같아 조치가 잘 느껴지는 것 같다”면서도 “탱크데이는 우연으로 보기 선넘었다. 특히 ‘책상에 탁’ 이 부분이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우연이라고 해도 불편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역사적인 시의성을 더 유념하는 마케팅을 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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