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가 있어도 국내에서는 먹을 수 없다…치료접근성 개선 시급

[지디넷코리아]

소아 극희귀 중증난치질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명옥 의원 주최, 한국뇌전증협회가 주관으로 ‘소아 극희귀 중증난치질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 – 드라벳 증후군을 중심으로’가 지난 14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드라벳증후군과 같은 소아 극희귀 중증난치질환 환아들이 치료제 품목허가 이후에도 급여 및 제도적 한계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공유하고, 환자 중심의 제도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소아 극희귀중증난치질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제공=[한국뇌전증협회)

드라벳 증후군이 생후 6개월 이내 발병하는 중증 희귀난치질환으로, 일반 항발작제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환자의 최대 20%가 돌연사(SUDEP) 위험에 노출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발제를 맡은 김헌민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 극희귀 난치질환 치료 접근성의 한계와 개선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약이 있어도 국내에 도입되지 않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치료 접근성 개선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또 “해외에서는 사용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거나 접근이 제한된 치료제가 여전히 많다”며 “소아 희귀난치질환은 환자 수뿐 아니라 질환의 중증도와 시급성을 함께 고려해 보다 신속한 치료 접근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드라벳증후군 환아 보호자인 심은비 씨는 실제 환아 가족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전했다. 심 씨는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상황 속에서 가족 전체가 일상과 생계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치료제 접근 제한뿐 아니라 24개월 이상부터 적용 대상이 되는 산정특례제도의 공백으로 인해 상당 기간 경제적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문제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아 보호자가 치료제 접근 제한뿐 아니라, 산전특례제도의 공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호소했다(제공=한국뇌전증협회)

이어 “많은 보호자들이 아이 곁을 잠시도 떠나기 어려워 이런 자리에서조차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에게는 시간이 없다. 조용해서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낼 여력조차 없는 질환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패널토론에서는 의료계, 언론,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들이 참여해 소아 극희귀 중증난치질환 치료환경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치료 지연이 환아의 발달 퇴행과 가족 전체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이어졌고, 참석자들은 발작이 장시간 지속될 경우 발달 퇴행과 중증 합병증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해외에서 사용 중인 치료제의 국내 도입 및 급여 적용 절차를 보다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 측은 허가·평가·협상 절차를 병행하는 ‘허가-평가-협상 연계 시범사업’을 통해 치료제 접근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은 현재 드라벳 증후군 치료제 ‘핀테플라’의 급여 평가 절차가 진행 중이며, 희귀질환 치료제의 신속 등재를 위한 제도 개선 역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흥동 한국뇌전증협회 이사장(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소아 희귀질환은 치료 시기가 아이의 발달과 예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치료 기회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뇌전증협회는 “치료제가 존재함에도 제도적 한계로 인해 환아들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토론회가 실질적인 치료 접근성 개선과 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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