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장서연 인턴기자 =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아동들이 화장품 브랜드로부터 무료 제품을 제공받고 리뷰 영상을 올리는 ‘키즈 스킨케어 인플루언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법적·윤리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당국은 키즈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아동 대상 스킨케어 제품을 홍보하는 마케팅 전략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SNS에서는 어린 인플루언서들이 브랜드로부터 무료 제품을 받아 직접 사용한 뒤 팔로워들에게 소개하는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안티에이징 기능을 내세운 성인용 화장품까지 어린 이용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당국은 뷰티 브랜드 베네피트 코스메틱스와 세포라가 키즈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아동을 대상으로 스킨케어 제품을 마케팅한 방식을 ‘교묘한 전략’이라고 규정했다.
당국은 두 브랜드의 모회사인 LVMH가 해당 화장품이 어린이용이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명확히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오히려 어린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은밀한 마케팅으로 아동의 구매를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LVMH는 당국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다만 “모든 회사는 이탈리아 관련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디언 조사에 따르면 세포라와 베네피트 외에도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에버든 등 여러 업체가 13세 미만 아동에게 제품 협찬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역 배우와 달리 인플루언서는 노동 시간 제한이나 보호 규정이 거의 없고, 브랜드들이 현금 대신 제품이나 포인트로 보상하는 경우가 많아 ‘법적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식스대학교 법학 강사 프랜시스 리스 박사는 “현행 광고 규제는 소비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콘텐츠를 제작하는 아동을 위한 보호 장치는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한 청소년 인플루언서는 실제로 한 브랜드로부터 안티에이징(노화 방지) 화장품인 레티놀 제품을 제공받았지만 직접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SNS에서 10살 안팎의 어린이들도 레티놀 사용 영상을 올리는 모습을 자주 본다고 말했다.
레티놀은 강력한 비타민 A 유도체로 피부 세포 재생을 촉진하고 주름 개선에 효과가 있지만, 피부가 민감한 어린 연령층에게는 자극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노화 방지가 필요하지 않은 아동에게 성인용 안티에이징 제품을 노출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결국 키즈 인플루언서를 앞세워 성인용 화장품을 판매하려는 브랜드들의 무분별한 마케팅이 아동의 피부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청소년 인플루언서를 값싼 노동력처럼 활용하는 착취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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