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장애인들이 버스업체를 상대로 낸 이동권 보장 소송에서, 대법원은 장애인이 실제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노선의 버스에는 휠체어 탑승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는 판단을 확정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은 전날 김모씨 등 장애인 3명이 버스업체 2곳을 상대로 낸 차별구제 소송 재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에 위법 등 특정 사유가 없으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제도다.
장애인들이 지난 2014년 3월에 제기한 소송은 2022년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을 거쳐 12년 만에 결론이 났다.
1심과 2심은 버스 업체들이 즉시 모든 버스에 장애인들을 위한 휠체어 탑승 설비를 마련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버스업체들이 휠체어 탑승 설비를 마련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 차별금지법에 따른 차별행위라고 봤다.
다만 “누구든지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에 이르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성실하게 차별금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짚었다.
모든 버스에 휠체어 탑승 설비를 설치하라는 2심 판결은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 버스회사들이 운행하는 노선 중 장애인들이 향후 탑승할 구체적·현실적인 개연성이 있는 노선으로 한정해 휠체어 탑승 설비가 설치되도록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33부(부장판사 이창형)은 지난해 11월 장애인들이 출퇴근, 가족 방문 등에 이용하는 노선의 시외버스 몇 개에 대해 휠체어 탑승 설비를 설치하라고 판결했다.
김씨 등은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으나 대법원은 본격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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