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신고된 갑질 85%가 불인정…"현장에 적합한 제도 필요"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학교에서 신고된 ‘갑질’ 사건 중 85%가 사실상 갑질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현장에 맞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1일 오후 국회에서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문수·백승아 의원실과 함께 ‘학교 내 갑질 및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법률 개정안 마련 토론회’를 열었다.

전교조와 김 의원이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5년(2020~2024) 갑질 사안 처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학교와 교육행정기관에 접수된 갑질 신고는 3403건인데 신고된 사안 중 인용된 사건은 15%에 불과했고 나머지 85%는 기각 등 갑질로 인정되지 않았다.

전교조는 “갑질 인정률이 낮은 이유는 일반 교사들이 생각하는 갑질 기준과 개념, 가이드라인에서 정한 갑질 유형과 판단 기준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라며 “갑질 사안 처리에 관한 모든 권한이 전적으로 교육청에 맡겨져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인용된 사건에서도 중징계는 2%에 그쳤고 나머지는 경징계 또는 주의·경고에 머물렀다. 갑질 혐의자인 피청구인은 학교장이 30%, 교감이 16%, 기타가 54%다. 전체 피청구인 중 교감·교장이 46%를 차지한다. 전교조는 “상급 행정기관이 아닌 단위 학교 관리자인 교장·교감의 갑질 비율이 전체의 46%를 차지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날 전교조가 발표한 1059명의 교사 대상 설문조사를 보면 74.4%가 최근 3년간 학교에서 갑질을 경험하거나 목격했는데 65.2%는 갑질 피해를 당했을 때 ‘참고 모른척 했다’고 답했다. 갑질 피해에 대응하지 못한 이유로는 64.4%가 2차 피해 등 불이익 우려, 49.2%가 학교 내 관계 유지, 46.9%가 미약한 가해자 처벌 등을 선택했다.

전교조는 법률안에 학교 내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을 정의하고, 갑질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교원에 대한 갑질 및 직장 내 괴롭힘 사안을 심의하자고 제안했다. 이 위원회는 위원을 15명 이내로 하되 교사 위원 수가 절반 이상으로 구성되도록 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교조는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는 교육활동이 핵심인 학교 현장에 적합한 별도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권력 관계의 불균형, 불합리한 관행, 집단적 침묵 속의 괴롭힘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이자 제도와 법으로 다뤄져야 할 공적 사안”이라며 “학교 구성원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호하는 것은 교육 본질을 지키고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의 터전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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