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오영주 기자 = 강남권 고가 주택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월세 300만원 이상 고액 임대차 계약이 노원·도봉·강북(노도강), 금천·관악·구로(금관구) 등 서울 외곽에서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데다 전세의 월세화까지 빨라지면서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낮았던 외곽 지역에서도 고액 월세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11월5일까지 노도강과 금관구 등 서울 외곽 6개 자치구의 월세 300만원 이상 거래는 총 4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건보다 25건(166.7%) 늘어난 것으로, 약 2.7배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구로구에서 15건으로 가장 많았고, 노원구 10건, 관악구 8건, 강북구 6건, 도봉구 1건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도강 지역의 고액 월세 거래는 지난해 3건에서 올해 17건으로 14건(467%) 증가했다. 금관구도 12건에서 23건으로 11건(92%) 증가했다.
실제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면적 84㎡는 지난 6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15만원에 계약됐다. 노원구 중계동 ‘양지마을 대림1차’ 전용 84㎡도 지난달 보증금 2억원에 월세 300만원에 거래됐고, 같은 지역 ‘신동아’ 전용 115㎡는 보증금 3억원에 월세 340만원으로 계약됐다.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시티’ 전용 128㎡는 지난 8월 보증금 1억원, 월세 45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서울 외곽 지역의 매매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7% 올랐다. 금천구가 0.30%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북구 0.26%, 구로구 0.25%, 도봉구와 관악구 각각 0.20%, 노원구 0.14% 등 외곽 6개 구 모두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서울의 올해 누적 매매가격 상승률은 8.80%에 달했는데, 전셋값 상승률은 이보다 높은 9.10%를 기록했다.
전셋값 상승의 배경에는 정부 규제에 따른 임대 매물 공급 위축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거주 의무가 강화된 데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시행되면서 집주인들이 임대 대신 실거주나 매도를 선택할 유인이 커졌다. 여기에 신규 입주 물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전세 매물이 줄고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입자들의 자금 부담도 전세의 월세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전셋값이 오르는 데다 대출을 통한 보증금 마련도 쉽지 않아 전세 대신 월세나 반전세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임대 매물이 줄어든 상황에서 월세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월세 가격도 오르는 구조다.
실제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올해 1~9월 월세 거래 비중은 51.0%로 전년 동기보다 7.3%포인트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도 166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5.1% 올랐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주거용부동산팀장은 “전월세 물량으로 나와야 되는 것들이 매매로 나오고 있다”며 “수요자들은 전세를 찾기 어려워 매매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매물까지 감소하고 있고 신규 입주 물량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신규 공급과 기존 매물이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 은마아파트와 잠실 일대 재건축 단지에서 대규모 이주 수요까지 발생할 수 있어 전월세 가격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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