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정지연 인턴 기자 = 혀암 수술로 혀의 대부분을 잃은 영국의 30대 여성이 자신에게 맞춰 제작된 인공 혀를 통해 다시 원활하게 대화할 수 있게 됐다. 영국에서 이 같은 맞춤형 인공 혀가 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런던 동부 뉴엄에 거주하는 의학 작가 이모젠 브룩스(30) 박사는 3년 전 편평세포암종 진단을 받고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혀의 대부분을 잃었고 재건 수술로 발음이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방사선 치료로 재건된 조직이 수축하면서 다시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브룩스 박사는 “처음 말을 걸었을 때 사람들이 실제로 나를 두려워하는 표정을 짓는 일이 정말 흔했다”며 “사람들이 웃기만 하고 대답하지 않은 채 자기들 나름대로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짐작해버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 혀에 대해 알아본 뒤 의료진에게 자신이 적합한 대상인지 문의했다. 언어치료사와 보철치과 전문의, 치과기공사 등으로 구성된 의료진은 수개월간 연구와 스캔을 진행해 두 개의 시험용 인공 혀를 제작한 뒤 최종 제품을 완성했다.
인공 혀는 U자형 코발트 크롬 프레임에 맞춤형 실리콘 혀를 부착한 형태로 브룩스 박사의 아래쪽 치아에 걸리도록 제작됐다. 의료진은 그가 가능한 한 많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혀의 형태를 설계했다.
치과기공사 마이클 브라운은 “실제로 작동하는 형태를 찾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이모젠은 시제품을 착용하고 소리를 내본 뒤 집에서 직접 사용해보고 많은 메모를 적어 다시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브룩스 박사는 인공 혀를 착용한 지 3일 만에 발음이 개선되는 것을 느꼈으며 약 2주 만에 적응했다. 이후 킹스칼리지 런던에서 피부질환 치료법을 주제로 한 박사학위 구두시험도 통과했다.
그는 “사람들이 내 말을 더 기꺼이 들어주고 내 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덜 겪는다는 점을 가장 크게 느낀다”며 “잘 알아듣지 못할 때도 다시 말해달라고 훨씬 더 기꺼이 요청한다”고 말했다.
현재 브룩스 박사의 몸에서는 암의 징후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는 “가능한 모든 부분에서 말의 명료성을 위해 싸우고 싶다”며 “이 이야기가 다른 의료진들에게도 환자와 협력하고 어떤 형태로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도록 영감을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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