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하면 돈 번다” 옛말…부동산 전문가 “대지지분·입지부터 봐야”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박지우 인턴기자 =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하면 신축 아파트를 받으면서 시세 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이른바 ‘재건축 대박’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으로 분담금이 커지는 데다, 고층 아파트일수록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동기 부동산학 박사는 최근 구독자 216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머니 인사이드’에 출연해 “요즘의 재건축은 대박이 아니라 같은 평형으로 가더라도 분담금을 내는 것”이라며 “지금부터 재건축이 될 때까지 집값이 지속적으로 올라야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재건축이 ‘로또’로 불렸던 것은 기존 아파트의 용적률이 낮았기 때문이다. 용적률은 땅의 면적 대비 건물 각 층의 면적을 합한 연면적의 비율이다.

과거 5층 안팎의 저층 아파트는 용적률이 낮아 재건축 과정에서 세대수를 늘릴 여지가 컸다. 기존보다 넓은 평형의 아파트를 받더라도 추가 분담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었다.

반면 최근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20~30층 이상인 경우가 많아 기존 용적률이 높은 편이다. 기존보다 더 많은 세대를 지어 사업비를 충당하기 어려워 재건축 사업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 박사는 “31평 아파트에서 34평으로 가는 데 현재 5억 원 정도의 분담금이 책정된 사례가 있다”며 “공사비 등이 오르면 최종 분담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사업이 길어질수록 부담은 커질 수 있다. 공사비뿐 아니라 이주비와 사업비 등에 따른 금융비용까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박사는 “분담금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분담금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조합원은 입주하지 못하고 주택을 매도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층 아파트는 재건축 과정에서 공사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서 박사는 “30층 이상으로 갈수록 공사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며 “이미 용적률이 상당히 높은 아파트는 재건축을 하려면 엄청난 분담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재건축 아파트를 매수할 때 무엇을 봐야 할까.

서 박사는 입지와 대지지분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지지분은 아파트 한 세대가 소유한 토지의 면적을 의미한다.

서 박사는 “대지지분이 최소한 15~20평 이상은 돼야 재건축이 분담금을 내고라도 가능하다”며 “15평 이하로 내려가면 분담금이 너무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지지분이 많다고 재건축 사업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입지가 좋지 않으면 사업 이후의 주택 수요와 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 박사는 “대지지분이 좋아도 입지가 안 좋으면 의미가 없다”며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자산 규모와 소득 규모 역시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의 분담금 부담 능력도 변수다. 분담금이 지나치게 커지면 주민 간 이견으로 사업이 지연될 수 있고, 사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융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서 박사는 장기적으로 아파트를 보유할 경우 현재 건물의 상태나 브랜드만 볼 것이 아니라 대지지분과 입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입지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고 대지지분이 있다면 좀 낡은 건물이라도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미래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대지지분과 입지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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