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이재명 대통령이 닭고기 가격 하락에도 치킨 가격이 그대로인 점을 지적하며 가격 구조 점검을 예고하자 치킨업계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산지 육계 가격은 크게 떨어졌지만 가공비와 인건비, 물류비, 배달 플랫폼 비용 등 다른 부담이 여전해 당장 소비자가격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도 당장 제품 가격을 인하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지 육계 가격이 하락했지만 가공비와 인건비 등 다른 비용 부담은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엑스(X)에 육계 시세가 반년 사이 37.7% 하락했지만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가격은 그대로라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밝혔다.

치킨업계는 산지 육계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치킨 가격을 곧바로 내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치킨 가격에는 생닭뿐 아니라 가공비와 인건비, 물류비 등 다양한 비용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닭은 각 브랜드 제품에 맞춰 염지와 절단 등 가공 과정을 거치며 임가공비와 인건비, 물류비 등이 추가된다. 이에 따라 산지 육계 가격과 실제 가맹점 공급가격에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원재료 조달 방식도 산지 시세와 차이가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필요한 물량을 장기간 계약해 확보하는 경우가 많아 육계 가격이 내려갈 때마다 새로운 가격으로 계약을 맺는 구조가 아니라고 업계는 설명한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는 원재료를 그때그때 시가로 사오는 구조가 아니라 대량 물량을 장기간 계약해 조달한다”며 “산지 가격이 내려갔다고 해서 그 가격이 곧바로 본사의 공급가격에 반영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육계 가격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산지 가격 변동에 따라 공급가격이나 판매가격을 수시로 조정하기 어려운 데다 육계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어서다.
지난 겨울에는 육계 공급 부족으로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웃돈을 주고 물량을 확보하기도 했다. 당시 육계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이를 소비자가격에 곧바로 반영하지 않고 본사가 비용 부담을 떠안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 같은 비용 부담에도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2년 넘게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교촌치킨은 2023년 4월, bhc는 같은 해 12월 마지막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BBQ도 2024년 6월 가격 인상 이후 현재까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육계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곧바로 가맹점 출고가가 변경되는 구조가 아니다”며 “염지나 커팅 등 임가공 비용과 인건비, 물류비 등 다른 비용은 계속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육계 가격이 하락한 것과 달리 부재료와 포장재 등 다른 원가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치킨 한 마리 가격에는 생닭뿐 아니라 밀가루와 식용유, 소스, 치킨무, 포장재 등 다양한 비용이 반영된다는 것이다.
특히 중동 지역 분쟁에 따른 국제유가와 나프타 가격 변동으로 인해 플라스틱을 원료로 사용하는 포장재 등의 가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치킨 박스와 비닐봉투, 치킨무 용기 등 매장에서 사용하는 포장재도 원재료 가격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높은 환율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부 원·부재료의 조달 비용이 늘어난 데다 인건비와 물류비 등도 과거 가격을 조정했던 시기보다 상승해 육계 가격 하락만으로 전체 원가가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처럼 여러 원가가 동시에 움직이는 상황에서 특정 원재료 가격만을 기준으로 소비자가격을 조정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치킨 가격에는 육계뿐 아니라 밀가루 등 부재료와 치킨무, 박스와 비닐 등 포장재까지 여러 비용이 들어간다”며 “환율과 인건비 등 다른 비용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육계 가격이 내려갔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가격을 바로 내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