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베이징(중국)=이기종 기자] BOE가 “삼성전자, LG전자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BOE는 “최종 소비자 브랜드 사업에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BOE의 자체 연례행사 ‘IPC 2026’에서 BOE 본사 임원 등 관계자와 대면 인터뷰를 했다. 이후 추가 서면 인터뷰로 보완했다.

지디넷코리아의 ‘BOE와 삼성전자, LG전자의 사업 협력 방향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BOE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적인 소비자 제품 브랜드”라며 “TV와 모니터, 노트북, 스마트폰, 생활가전, 차량 전장 부문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글로벌 유통망과 프리미엄 제품 기획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BOE는 세계 최대 패널 기업으로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완제품 주문자개발생산(ODM) 라인 등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TV와 IT, 모바일, 차량·상업 디스플레이 제품을 폭넓게 생산하고 있고,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 역량과 글로벌 공급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OE는 “올해 IPC에서 향후 5년간 연구개발에 800억 위안(약 16조 2600억원), 구매에 8000억 위안(약 162조 57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며 “삼성전자, LG전자와 관련된 원재료, 장비, 전자부품 등에서 협력 기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BOE는 “양사는 패널 제조 분야에서 경쟁 관계에 있지만, 이것이 양측의 근본적 협력 관계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며 “BOE는 최종 소비자 브랜드 사업에는 진출하지 않고 제조에 집중하기 때문에, 삼성전자·LG전자와 서로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BOE가 직접 밝힌 것은 아니지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등에 따르면 LG전자의 TV용 LCD 시장(물량 기준)에선 BOE가 1위다. BOE는 지난해 4분기까지 삼성디스플레이 등과 3년여간 특허분쟁을 벌이며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LCD, OLED 물량이 줄었지만 최근 다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허분쟁은 지난해 4분기 합의종결했다. 전 세계 TV용 LCD 시장에선 BOE와 CSOT 2곳이 과점 체제를 형성했다.

BOE 관계자는 OLED TV 확장성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놓았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적녹청(RGB) 발광다이오드(LED) TV, 미니 LED TV가 부상하고 있다. OLED TV와 경쟁은 어떻게 전망하는가’라는 질문에, BOE 관계자는 “개인적 의견”이라는 전제를 단 뒤 “OLED TV는 초대형화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미니 LED TV는 대형화 과정에서 수명과 색 표현력에서 일정한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옴디아는 이달 중순 중국에서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2030년 RGB LED TV 출하량이 OLED TV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RGB LED TV는 기존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 TV와 경쟁했던 미니 LED TV보다 칩 크기가 작고, 색 순도에서 강점이 있다.

BOE는 ‘허페이에 있는 화이트(W)-OLED 파일럿 라인을 양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가’라는 질문에, “현재 W-OLED 파일럿 라인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기술 성숙도 면에서 아직 양산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양산 라인 전환 투자 여부를 결정하려면 시장 성숙도 평가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파인메탈마스크(FMM)를 사용하지 않고 노광 공정으로 RGB OLED 서브픽셀을 패터닝하는 기술 투자 검토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FMM 공정은 기술 성숙도가 높다”며 우회적으로 답했다.
BOE는 “FMM OLED는 양산성이 이미 검증됐지만, 비(non)-FMM OLED는 양산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FMM 공정은 기술 성숙도와 산업화 수준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전 세계에서 양산 중인 스마트폰 OLED 대부분 증착 공정과 FMM을 결합한 OLED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며 “현재 고해상도 중소형 디스플레이에서 절대적 주류 기술이고, 향후 발전방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BOE는 “FMM 기술 자체도 계속 고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기술적 깊이와 시장 적용 범위에서 증착 방식은 OLED 기술에서 가장 성숙하고 신뢰성 높은 핵심 제조공정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OE는 3년 전부터 반도체 유리기판 기술을 연구개발했다. BOE는 IPC 2026에서 15대 1 종횡비(AR) 유리관통전극(TGV) 유리 코어 기판을 처음 공개했다. 빌드업 층수는 24층이다. 천옌순 BOE 회장은 IPC 2026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1년 안에 반도체 유리기판 양산라인 투자계획을 명확히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BOE는 “유리기판 기술은 3년 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했다”며 “현재 광전자융합 기술 개발을 중점 추진하고, 반도체 유리기판과 페로브스카이트 등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리기판 제조에 필요한 전체 공정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TGV 홀 가공, 딥-홀 구리 충진, 빌드업 배선 등 핵심 공정에서 기술 돌파구를 마련했고, 전 공정 연계·통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BOE는 “월 1000장 규모 생산능력을 목표로 설계한 패널 레벨 유리기판 파일럿 라인은 2026년 상반기 전체 라인에 자동화 설비를 구축했다”며 대면적·다층 유리기판 패키징 샘플을 생산해 고객사에 이미 납품했다”고 덧붙였다.

‘IPC 개최 목적’을 묻는 질문에, BOE는 “IPC는 글로벌 파트너들과 공동 구축·창조·상생을 추구하는 개방형 플랫폼”이라며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발표하고, 고객, 소재업체, 완성품 업체, 애플리케이션 업체 등 파트너들과 사업 기회를 함께 모색하고 발굴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IPC 주제는 ‘스크린으로 만물을 연결하고, 빛으로 미래를 열다'(屏之物联光筑未来)였다. BOE는 “2021년 ‘스크린으로 만물을 연결하다'(屏之物联, display for interaction)는 전략 발표 후, IPC 주제 전반부에 ‘스크린으로 만물을 연결하다’를 계속 포함했다”며 “올해는 주제 후반부에 ‘빛으로 미래를 열다'(光筑未来)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BOE “이는 강점을 보유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제적으로 지속 개발하고, 광전자융합 기술로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라며 “광전자융합 기술에는 유리기판, 유리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소자, 단거리 광 상호연결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천옌순 회장은 지난 2024년부터 ‘N차 곡선’을 강조하고 있다. BOE는 “2024년 IPC에서 처음 ‘N차 곡선’ 이론을 제시했다”며 “기업이 고유 강점을 계승하는 동시에 핵심 경쟁력을 기반으로 혁신을 추진하고 새로운 성장곡선을 구현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BOE는 “2025년에는 이론을 발전시켜 ‘생태성, 보편성, 진화성’이라는 3가지 핵심 의미를 제시했다”며 “이를 기업이 경기 사이클을 극복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한 장기 전략 지침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