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사막의 오아시스”…그들은 오늘도 달린다[같이의 가치]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누군가는 문 앞까지 식료품을 배달받는 편리함의 시대를 살지만, 다른 누군가는 신선한 먹거리를 쉽게 구하기 어려운 식품 사막 지대를 살아간다. 우리나라 행정리 10곳 중 7곳이 식품 사막인 현실 속에서 기아의 ‘무브투유(MOVE to U)’ 사업은 오아시스처럼 등장했다.

28일 국가데이터처의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3만7563개 행정리 가운데 2만7609개(73.50%)에는 음식료품 소매업이 없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4년 식료품점 도달거리 조사에서도 자동차 기준 농촌은 평균 14.4분, 도시는 3.9분으로 농촌이 도시보다 3.69배 더 걸렸다.

이 같은 농어촌의 식품 사막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아가 팔을 걷어붙였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활용해 올해 3월부터 신선식품을 실은 목적기반차량(PBV)이 농촌을 찾아가는 사회공헌 사업 무브투유를 시작했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상생협력재단)이 관리 및 운영하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농어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기업과 농어촌 간 동반성장을 돕고자 2017년 출범한 기금이다. 상생협력재단은 기업이 낸 출연금을 주민복지, 지역 개발, 농수산물 판로 확대 등 필요한 사업으로 연결하고 있다.

무브투유가 처음 찾은 곳은 지방소멸위험지수가 전국 최상위권인 경북 의성군이다. 의성군은 면적이 서울시의 2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지난달 기준 4만7879명에 불과한 대표적인 지방소멸 위험 지역이다. 주민 2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일 정도로 고령화도 심각하다.

작승리 주민 김외순씨는 “읍내 장에 가려면 버스를 타고 가야 했는데 버스가 하루에 서너 대밖에 없고, 마을 전체를 도는 버스라 장을 보고 오면 하루가 다 갔다”며 “나이가 더 많은 노인은 버스 타기도 힘들고 장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무브투유는 이른 오전 신선식품부터 간편식, 세제까지 200여 종의 생필품을 기아의 PBV 모델인 PV5 카고에 채우는 일로 시작한다. 특히 읍내 마트와의 직접 계약을 맺어 상생협력과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 식료품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PV5 4대가 의성군 6개면 70여개 마을의 경로당, 마을회관 등을 돌며 어르신들을 위한 이동형 장터 역할을 하다 보면 어느새 오후 6시가 된다. 보통 주 1회, 수요가 큰 마을은 주 2회 방문해 약 30분간 정차 후 다른 마을로 이동하는 식이다.

작승리 부녀회장 박향숙씨는 “다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데 읍에서 사 오려면 녹아버려 엄두도 못 냈다”며 “이제는 한 번에 열 개씩 사놓고 나눠 먹기도 한다”고 했다.

실제 올해 하절기(6~8월) 무브투유 인기 아이템 1위는 아이스크림이 차지했다. 평상시에는 달걀을 찾는 손길이 가장 많았고 두부, 채소, 수산물, 육류 등 순이었다.

박씨는 “눈으로 보고 살 수 있어서 제일 좋다”며 “전화 주문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많은데 무브투유는 요일에 맞춰 회관 앞까지 차가 와주니까 편하다”고 덧붙였다.

사업과 관련한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7월 매출이 지난 3월 대비 약 13.5배나 뛰는 등 무브투유는 의성군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장터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의성군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무브투유의 다음 목적지는 전북 순창군이다. 순창군 역시 11개 읍·면 중 식료품 마트가 있는 곳은 2곳뿐인 식품 사막이자 고령 인구 비율이 43.8%인 초고령화 지역이다. 올 하반기부터 ‘찾아가는 일상, 일상을 배송 중’이라는 슬로건 아래 PV5 4대가 순창군을 누빌 예정이다.

이덕현 기아 지속가능경영실장 상무는 “무브투유를 통해 지방소멸 문제 개선 같은 국가적 과제 해소에 이바지하고 고령층의 정주 여건 개선을 지원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며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unduc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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