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정부가 추석 연휴 고속도로 주유소의 기름값을 ℓ당 100원씩 낮추기로 하자 일반 주유소업계가 “일반 주유소는 문을 닫으라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은 18일 “정부와 공공기관이 나서 불공정을 조장하는 정책”이라며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4∼27일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 유류 가격을 17일 대비 ℓ당 100원 인하해 고유가 부담을 공공이 함께 분담한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재정 고속도로 주유소 226개소에서 공적 재원을 투입해 할인해 준다는 것이다.
조합은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주유소라 할지라도 그 운영 주체는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이 대다수”라며 “정부나 공공기관 지원을 통해 100원 할인해 줄 경우 막대한 판매량 증대와 그에 따른 이익을 독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1만여개 소상공인 자영업자 주유소들에게는 사형선고와 같다”며 “또 정부의 공적 자원이 투입되는 정책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국민에게만 혜택 간다면 고향에 가지 않거나, 기차나 버스 등을 이용해 고속도로 주유소를 이용하지 않는 국민들에게는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주유소협회도 “특정 주유소의 판매가격만 낮춰 일반 주유소와의 가격 경쟁을 왜곡하는 조치”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냈다.
주유소협회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주유소업계의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고속도로 주유소에만 추가적인 가격 인하를 적용할 경우, 일반 주유소와의 가격 격차가 확대돼 정상적인 가격 경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주유소업계는 이미 고유가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과정에서 정유사 공급가격과 주유소 판매가격 사이의 유통마진이 축소된 데다, 카드수수료와 운송비, 인건비, 임차료, 전기료 등 각종 운영비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속도로 주유소에만 일률적으로 가격 인하할 경우, 아무런 지원 없이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전국 일반 자영주유소들은 사실상 추석 연휴에 문을 닫으라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 협회의 주장이다.
협회는 “추석 연휴는 장거리 이동 차량이 집중되는 시기인 만큼 고속도로 주유소가 기존 가격보다 ℓ당 100원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경우, 고속도로 인근은 물론 국도와 도심의 일반 주유소까지 고객 이탈과 판매량 감소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에도 일반 주유소가 상대적으로 비싸게 판매하는 것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유소협회는 “가격 인하 정책을 추진한다면 특정 주유소에만 혜택이 집중되는 방식이 아니라 전국 주유소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방안과 손실보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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