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마비 환자가 장갑 움직였다…中 ‘뇌에 심는 칩’ 세계 첫 시판 승인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사지가 마비된 환자가 생각만으로 공압 장갑을 움직여 물건을 잡도록 돕는 이식형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가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시판 승인을 받았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3일(현지시간) 미 의회가 설립한 초당적 자문기구인 신흥생명공학 국가안보위원회(NSCEB)가 전날 공개한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위원회는 미국이 BCI 연구개발을 선도해 왔지만 중국이 제조·뇌 데이터 구축·제품 상용화를 함께 밀어붙이며 주도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지난 3월13일 중국 의료기기업체 보뤼캉(영문명 뉴러클)과 칭화대가 개발한 ‘이식형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손 운동 기능 보상 시스템’ NEO의 시판을 승인했다. NMPA와 NSCEB는 이를 이식형 BCI 의료기기의 세계 첫 상용 승인으로 규정했다.

NEO는 경추 척수손상으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를 위한 장치다. 두개골 안쪽의 뇌경막 바깥에 동전 크기의 장치를 넣어 뇌의 전기신호를 읽는다. 환자가 손을 움직이는 상상을 하면 해독된 신호가 공압 장갑을 작동시켜 물건을 잡도록 돕는다. 마비된 손 자체를 치료해 움직이게 하는 장치는 아니다.

중국은 BCI를 양자기술·생물제조·6세대 이동통신(6G) 등과 함께 국가 차원의 ‘미래산업’으로 지정했다. 연구와 임상시험뿐 아니라 제조·보험 적용·시장 진입까지 하나의 산업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를 비롯해 프리시전 뉴로사이언스, 패러드로믹스, 싱크론 등이 의사소통 능력을 잃은 환자의 말하기를 돕거나 컴퓨터와 보조기기를 제어하는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다만 업체마다 전극의 이식 위치와 방식, 치료 대상이 달라 승인 시점만으로 제품 성능의 우열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액시오스는 짚었다.

BCI는 뇌졸중·파킨슨병·척수손상 등으로 운동이나 의사소통 능력을 잃은 환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액시오스는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환자의 뇌 신호에 장치를 맞추는 시간이 줄고 의수나 컴퓨터를 제어하는 신호 해독 능력도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NSCEB는 미국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정부 부처 간 전략 부재, 불명확한 시장 진입 절차, 메디케어 지급 체계 부족, 장기 신호 저하와 연구기관 간 뇌 데이터 연계 부족을 꼽았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2021년 이식형 BCI의 시험 지침을 내놓았지만 시판 승인과 보험 적용까지 이어지는 경로는 여전히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연방정부의 BCI 전략을 조율할 조직을 만들고 FDA가 제품별 심사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연구기관의 신경·생물·임상 데이터를 연계하고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가 승인 제품의 지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위원장인 토드 영 공화당 상원의원은 “중국은 BCI와 같은 전략기술을 미국보다 더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며 조율된 생명공학 전략을 촉구했다.

한편, 위원회는 BCI가 장기적으로 의료를 넘어 뇌 데이터로 차세대 AI를 훈련하거나 군인의 장비 운용 능력을 높이는 데 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액시오스는 생각만으로 여러 대의 드론을 제어하는 기술도 가능한 활용 사례로 거론되지만 아직은 연구·개발 단계의 장기 구상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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