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개매수 갈등에 등판한 김홍국 가비아 대표…”얼라인, 투자수익만 관심”

[지디넷코리아]

가비아 창업자인 김홍국 대표가 맥쿼리자산운용의 공개매수와 주요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이사회 개편 요구를 둘러싼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김 대표는 맥쿼리와의 거래가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일각의 시각에 선을 그으며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비롯한 장기 사업의 연속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얼라인에 대해선 회사의 본업과 미래 성장보다 투자수익을 우선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홍국 가비아 대표는 3일 경기도 과천시 본사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회사의 미래와 성장에 관심이 없는 펀드는 투기자본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얼라인의 최근 움직임도 장기적인 사업 성장보다는 투자수익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가비아는 1998년 설립돼 2005년 코스닥에 상장한 IT 인프라 기업이다. 도메인·호스팅 사업을 시작으로 클라우드와 IDC, 매니지드서비스(MSP), 보안, 그룹웨어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왔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홍국 가비아 대표 (사진=가비아)

가비아를 둘러싼 갈등은 올해 들어 본격화됐다. 가비아는 김 대표 등 최대주주 측과 미리캐피탈이 각각 24% 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얼라인도 14%대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다.

얼라인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전병수 얼라인파트너스 투자팀 이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최세영 인베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독립이사로 선임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가비아는 주요 주주들과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양측의 관계는 최근 공개매수 국면을 거치며 급격히 악화됐다.

김 대표는 3월 주총을 양측 관계의 분기점으로 꼽았다. 그는 “이전부터 의구심은 있었지만 당시 두 명을 이사 후보로 내는 것을 보고 이사회를 장악하거나 향후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것이 목표라고 판단했다”며 “회사 본업이나 우리가 영위하는 산업과 시장에 대해선 관심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가비아)

얼라인은 가비아의 지배구조와 기업가치 저평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특히 가비아와 KINX·엑스게이트·에스피소프트 등 계열사가 함께 상장돼 있는 구조가 기업가치 저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중복상장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해당 회사들은 가비아 사업부를 분할해 상장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 있던 회사를 인수한 경우라는 설명이다.

갈등은 최근 이사회 구성을 둘러싼 대립으로 확대됐다. 얼라인의 요구로 다음 달 8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선 이사 정원을 기존 5명 이내에서 7명 이내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과 신규 이사 선임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사 정원을 늘려 두 명을 더 선임하면서 이사회 다수를 차지하겠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맥쿼리는 특수목적회사(SPC)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DCK)를 통해 김 대표 등 최대주주 측 지분 24.4%를 인수하고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공개매수가격은 주당 4만 8000원으로, 오는 17일까지 최대 980만 5505주를 사들일 예정이다. 공개매수가 성사되면 맥쿼리 측은 가비아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뒤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얼라인은 이번 공개매수와 관련해 주당 4만 8000원의 공개매수가가 적정한지 이사회 차원의 독립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김 대표 측 지분 매각과 이후 거래 구조에서 최대주주와 일반주주 사이에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이사회가 공개매수 조건과 대안 등을 검토해 일반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맥쿼리를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기존 사업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가비아그룹은 공개매수 추진 이전부터 맥쿼리와 신규 IDC 구축을 위한 협력을 진행해왔다. 김 대표는 맥쿼리 외에도 다른 투자자들과 접촉했지만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면서 IDC 사업을 함께 추진할 파트너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맥쿼리는 자금과 관련한 수요가 있고 우리는 IDC 운영 역량을 제공할 수 있어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논란이 불거지기 훨씬 전부터 맥쿼리와 사업 협력 관련 이야기가 오갔고 실행 단계로 넘어가던 상황이었다”며 “지금도 상당히 괜찮은 파트너십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홍국 대표가 가비아그룹과 맥쿼리가 IDC 사업 파트너십을 지속해왔다고 밝혔다. (사진=가비아)

특히 김 대표는 맥쿼리와의 거래가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추진됐다는 시장의 시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맥쿼리 측이 오히려 IDC 등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현 경영진에게 일정 기간 경영에 참여해달라고 먼저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일부에선 현재 경영진이 이익을 더 취하려 한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현 경영진이 회사에서 더 일해달라고 한 것은 맥쿼리 측 요청이지 우리의 바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미래 사업에서 IDC가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히 큰 상황에서 사업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맥쿼리와의 파트너십이 불가피한 선택에 가까웠다”고 짚었다.

또 맥쿼리가 추진하는 가비아의 자진 상장폐지 역시 회사 경영진이 먼저 제안한 방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공개매수를 둘러싼 주주 간 가격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자 DCK는 지난 2일 공개매수신고서와 설명서도 정정했다. 공개매수 이후 주식교환이나 주식병합 등을 통해 잔여주식을 취득할 경우 지급되는 대가가 공개매수가인 주당 4만 8000원과 비교해 주주 사이에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다만 잔여주식 취득가격을 4만 8000원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며 공개매수가와 기간 등 기존 조건에도 변화는 없다.

김 대표는 얼라인의 요구에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이번 갈등을 계기로 회사 역시 주주와 자본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에 충분한 관심을 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주주환원이 기업의 장기 투자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져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가비아그룹은 클라우드와 IDC 등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주가 상승과 장기적인 기업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회사가 대규모 투자도 해야 하는 만큼 회사에 좋은 일과 주주에게 당장 좋은 일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의사결정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홍국 가비아 대표가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외부자본의 의사결정에 우려를 표했다. (사진=가비아)

최근 노동조합이 없는 가비아의 임직원들이 경영 연속성을 요구하며 공동성명을 낸 것도 이같은 상황과 맞물려 있다. 지난달 24일 등기이사를 제외한 임직원 411명 가운데 334명이 참여한 공동성명에서 직원들은 장기적인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를 위해 경영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자신이 계속 경영을 해야 한다는 의미의 연속성에는 선을 그었다. 다만 외부 자본의 이해관계에 따라 경영이 좌우되기보다 회사와 사업 시스템에 대한 이해와 능력이 검증된 인물이 경영을 맡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경영의 지속성이라는 것이 제가 계속 경영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합리적으로 운영되는 회사라면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해당 위치에서 일할 수 있는 구조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반드시 내부 인사일 필요는 없지만 회사가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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