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관절염 치료에 사용돼 온 약물이 심한 원형탈모 환자의 모발 재성장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 시험 결과가 나와 주목 받고 있다.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은 하버드 대학 연구진이 주도한 연구 결과를 최근 보도했다. 해당 논문은 8월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회지(JAMA Dermatology)’에 게재됐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북미와 유럽, 중국에서 2건의 대규모 국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심한 원형탈모를 앓고 있는 환자들을 모집해 하루 한 차례 복용하는 약물 ‘우파다시티닙’을 투여하고 효과를 분석했다.
우파다시티닙은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 계열의 약물이다. 이 약물은 면역체계의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을 차단해 면역체계의 모낭 공격을 억제해 준다. 그동안 류마티스 관절염을 비롯해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다양한 염증성 질환 치료에 사용돼 왔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우파다시티닙 15㎎ 복용군, 30㎎ 복용군, 위약군으로 나눠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24주 후 하루 15㎎을 복용한 환자의 45.2%, 30㎎을 복용한 환자의 55%에서 두피 모발 80% 이상이 다시 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위약을 복용한 참가자 가운데 의미 있는 모발 재성장을 보인 비율은 1%에 그쳤다.
원형탈모증은 면역체계가 모낭을 공격 대상으로 잘못 인식하면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작은 탈모 반점이 나타나는 경우부터 두피 전체는 물론 눈썹과 체모까지 광범위하게 빠지는 경우까지 증상이 다양하다.
이번 연구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임상시험 참가자들이 상당히 심한 원형탈모를 앓고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두피 모발의 약 84%를 잃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개월 만에 상당한 수준의 모발 재성장이 나타나면서 중증 원형탈모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다만 모발 재성장의 정도와 속도에는 환자마다 차이가 있었다. 우파다시티닙은 이미 류마티스 관절염 등 여러 염증성 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만큼 안전성 역시 기존 사용 과정에서 확인된 특성과 대체로 일치했으며, 이번 임상시험에서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논문 대표 저자인 아라시 모스타기미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직접적인 1대1 비교 임상시험은 아니지만, 수집된 데이터는 우파다시티닙이 지금까지 원형탈모증에 평가된 치료제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 중 하나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가 우파다시티닙을 원형탈모의 영구적인 치료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파다시티닙은 원형탈모 치료제로 특별히 승인된 약물도 아니다.
외신들은 이번 연구가 우파다시티닙의 원형탈모 치료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향후 중증 원형탈모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