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IA 국장, 러에 “전쟁 못 이긴다” 냉혹한 평가 전달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존 래트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이번 주 모스크바를 비밀리에 방문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대한 암울한 평가를 비공개로 전달하고, 러시아의 군사적·경제적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러시아 측이 합의에 나서도록 촉구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래트클리프는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CIA 분석가들은 푸틴의 참모들이 전쟁의 향방과 전쟁으로 인한 대가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푸틴에게 보고하는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왔다.

CIA는 오랫동안 FSB 및 러시아의 대외정보기관인 대외정보국(SVR)과 소통 채널을 유지해 왔다.

당국자들은 래트클리프와 보르트니코프 사이의 정보 채널이 트럼프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푸틴의 다른 고위 참모들과 별도로 구축한 채널과는 병행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당국자들은 전직 정보요원이었던 푸틴이 CIA 국장으로부터 전달되는 메시지를 통상적인 외교 채널을 통한 의사소통보다 더 긴급하고 신뢰할 만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의 군사 지원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가 동부 지역에서의 전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래트클리프는 러시아의 군사·경제적 현실이 암울하다는 평가와 함께 러시아가 전쟁 종식 협상에 나설 때라고 생각한다고 보르트니코프에게 밝혔다.

지난달 래트클리프는 전쟁에서 발생한 러시아군의 병력 손실과 러시아가 전장에서 진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강한 어조로 발언했다. 그는 최전선에 투입된 러시아 병사의 기대 생존 시간이 35분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래트클리프는 자신이 CIA 국장이 된 이후 18개월 동안 러시아가 확보한 우크라이나 영토가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약 1%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우크라이나가 무인기 기술을 “숙달”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래트클리프는 모스크바에서 보르트니코프를 만나기 전에 우크라이나 측 상대방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은 러시아 측의 입장을 파악해 볼 것이며 우크라이나를 대신해 양보하는 것은 아니라고 안심시켰다.

일부 유럽 당국자들은 러시아에 평화협상을 압박하는 미국 당국자들에 안보 당국자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래트클리프가 이번 주 전달한 것과 같은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을 추가하라는 요구다.

우크라이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러시아 측과 지나치게 가깝다고 여겨 왔다. 반면 러시아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래트클리프는 더 중립적인 중재자로 간주된다.

미국과 러시아의 정보기관 수장들 사이의 직접 접촉은 최근 몇 년 동안 간헐적으로 이뤄졌다.

2021년 11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이 모스크바에서 보르트니코프 등을 만나 푸틴에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2022년 11월에는 튀르키예가 앙카라에서 번스와 러시아 대외정보기관의 수장인 세르게이 나리시킨 사이의 대면 회담을 주선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그해 가을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늦추기 위해 러시아 측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관한 러시아의 통신을 가로챈 상태였다.

번스는 러시아 측이 그러한 위협으로 알려진 행동을 실제로 실행할 경우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나리시킨에게 경고했다.

트럼프가 지난해 취임한 뒤 래트클리프와 보르트니코프는 양국 내 수감자 교환 문제를 깊숙이 논의했으며 이번 주 모스크바에서 처음으로 직접 대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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