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250주년 생일 맞은 美…대형 범선과 ‘역대급’ 불꽃놀이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 행사가 4일(현지 시간) 본격 시작됐다. 폭염으로 취소되는 행사도 있었지만, 전국 각지에서 퍼레이드, 역사 재현 행사, 음악 공연 등이 펼쳐졌다.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동부 지역 대부분 지역이 열돔 현상으로 덥고 습했다. 현지 시간 오전 11시 기준 워싱턴 약 34.4℃, 뉴욕 30.5℃, 보스턴 31.1℃, 애틀랜틱시티 35℃를 기록하고 있었다.

폭염으로 워싱턴 D.C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국립공원관리청(NPS) 주최 독립기념일 퍼레이드는 취소됐다. 당초 오전 10시30분에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기상청에서 극심한 폭염 경보를 발령하며 계획이 변경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이 주최하는 ‘그레이트 아메리칸 스테이트 페어’ 행사도 차질을 빚었다. 온열질환자가 44명 발생, 11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전날 잠시 중단됐다.

다만 폭염도 전국을 뒤덮은 축제 분위기를 막지는 못했다. 시민들은 저마다 독립기념일을 즐기기 위해 얼음통을 준비하거나 근처 나무 그늘 아래 휴식을 취하며 축제를 즐겼다.

이날 아침 필라델피아에서는 40갤런 드럼통 크기의 타임캡슐이 인디펜던스 국립역사공원에 묻혔다. 캡슐은 건국 500주년 기념일 2276년 개봉될 예정이다.

캡슐 안에는 미국 50개 주에서 수집한 물품을 비롯해 유리 코카콜라 병, 아이폰17 프로맥스 등 현재를 상징할 물건이 담겼다. 필라델피아는 독립선언문서가 채택된 곳으로, 시내 곳곳에서 이를 기념하는 종도 울려 퍼졌다.

뉴욕 허드슨강 일대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대형 범선 40척 이상이 퍼레이드를 열었다. 한 범선은 독립 선언문 전문이 재인쇄된 1766년 7월22일자 보스턴 가제트 신문을 싣고 항해하기도 했다.

200대가 넘는 군용기들도 편대를 이뤄 날아 올랐다. 수십 명 관중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비행기들은 미국 국기를 상징하는 붉은색, 흰색, 파란색 연기를 흩뿌리며 기념했다.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보스턴 올드스테이트하우스에서 열린 독립선언문 낭독 행사에도 인파가 가득 몰렸고,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 위치한 토머스 제퍼슨 저택 몬티첼로에서도 75명의 대규모 귀화 선언식이 진행됐다.

로드아일랜드주 브리스톨 퍼레이드에 참여한 멘리사 젠드로(55)는 손녀와 새벽 1시부터 행렬을 기다렸다며 “미국인이라는 것이 특권이다. 미국인으로 사는 것이 영광”이라고 NYT에 말했다.

펜실베이니아 게티즈버그 도빈하우스에서 데이비드 버드웰(73)은 폭염에도 두꺼운 검정 외투 등으로 토머스 제퍼슨 전 미국 대통령 코스프레를 하고 있었다. 그는 독립선언문을 모두 외워 낭독하며 “이것이 바로 미국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날 ‘역대급’ 행사가 예정돼 있다.

워싱턴내셔널몰에서는 합동군악대의 음악 연주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오후 9시45분 예정돼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긴 연설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자신의 경제·정치적 성과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오후 10시30분께는 백악관이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주장한 불꽃놀이도 열린다. 주최 측은 40분 동안 85만 발이 넘는 폭죽을 터트릴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e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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