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라는 이유로 평생 맞았다”…60대 여성의 끔찍한 어린 시절

[서울=뉴시스]김성은 인턴 기자 = 태어나자마자 딸이라는 이유로 친부에게 끔찍한 학대를 당했다는 6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어린 시절 친부의 폭력과 학대로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60대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에 따르면 아버지는 아들을 간절히 원했다고 한다. A씨는 “엄마 뱃속에서 태동이 심해 아들인 줄 알았는데 제가 태어나자 아버지는 ‘태어날 때부터 애비를 배신한 자식’이라며 원망했다”고 토로했다.

폭력은 어린 시절 내내 이어졌다. 그는 “아버지는 술을 마셨든 맨정신이든 이유 없이 저를 때렸다”며 “눈에 띄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하며 늘 피해 다녔다”고 회상했다.

이어 “껌을 씹고 있었는데 갑자기 때려 이가 부러졌고, 부서진 치아에 껌이 붙어 있었다”며 “쓰러져 있는 저를 발뒤꿈치로 얼굴까지 짓밟았다. 엄마가 늦게 들어오거나 부모님이 싸우기만 해도 이유 없이 맞았다”고 말했다.

방송에 따르면 A씨는 아버지의 폭행으로 영구치를 여러 개 잃었고, 각목으로 맞아 허벅지에 피멍이 들기도 했다. 엎드린 상태에서 얼굴을 발로 밟혀 안면 골절을 입었지만 병원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 밤새 연탄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게 한 뒤 연탄을 제대로 갈지 못하면 또다시 폭행을 당하는 일도 반복됐다.

어머니 역시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다. A씨는 “부모님은 늘 심하게 다퉜고 그 화풀이 대상은 항상 저였다”고 말했다.

심지어 아버지는 어린 딸을 데리고 어머니의 외도를 의심하는 장소를 찾아가 감시하게 한 뒤, 집에 돌아와서는 어머니의 속옷을 버리고 가족사진을 찢으라고 시켰다고 한다.

A씨는 “어머니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면 저도 잠을 잘 수 없었다”며 “아버지가 어머니에 대한 분노 때문에 저를 죽이려고 했던 적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학교는 A씨에게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는 “학교에는 아버지가 없었다”며 “혼자여도 괜찮았다. 학교에 가는 것이 유일한 도피처였고, 공부를 하면서 ‘이 집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대학에 진학한 A씨는 성인이 되자마자 집을 떠나 독립했다. 이후 결혼해 자녀를 낳았지만 어린 시절의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A씨는 “부모가 돼 보니 내 부모가 왜 그랬는지 더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내 결핍과 상처가 아이들에게 되물림될까 봐 늘 두려웠고,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현재 친부와는 왕래를 끊고 지내고 있다는 A씨는 지금도 단 한 가지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과를 받고 싶다. 사과를 하면 용서하고 싶다. 그래야 제가 편해질 수 있다”며 “가장 두려운 건 그 사람이 자신이 한 일을 잊어버린 채 편안하게 죽는 것이다. 나한테 사과해야 한다. 그냥 내 머릿속에만 있다가 내가 죽으면 없었던 일이 되는 것 같아서 싫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런 이야기를 자식들에게는 할 수도 없었다”며 “그래서 기록으로라도 남기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방송에 출연한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학대와 폭력을 당한 사람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어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마음”이라며 “하지만 현실에서는 가해자가 ‘내가 언제 그랬느냐’,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부인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가 또 한 번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쌓여 있는 상처를 밖으로 꺼내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며 “상담사나 집단 상담,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상처받은 어린 시절의 자신을 따뜻한 사람들로부터 위로받고 감정을 수용받는 경험이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e1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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