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부터 대학생까지…코로나가 할퀸 학습[팬데믹 아이들②]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중학교 3학년 ‘수포자'(수학포기자)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시기 학습 결손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팬데믹의 여파는 영유아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의 학습과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5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중학교 3학년의 수학 교과 1수준(성취 수준 매우 낮음) 학생 비율은 14.9%로 전년 대비 2.2%포인트 증가했다.

이번 중3 수학 1수준 비율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근거해 출제를 시작한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 해당하는 중3 학생들의 경우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초등학교 4~6학년을 보낸 학생들로, 비대면 수업을 많이 했다”며 “수학 교과는 앞 단계를 이해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위계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코로나19 시기 학습 결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학습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종단연구에서도 확인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학생성장 및 적응체제 구축 지원 종단연구(3차년도)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3년간 총 8개 시도교육청이 참여해 코로나19의 영향을 추적한 결과 코로나19와 문해력 하락의 연관성이 드러났다.

첫해부터 참여한 경기·대구·충북 3개 교육청의 주요 지표 기초분석에서 국어 교과역량 척도 점수가 중3~고1 시기에 하락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국어 역량의 경우 고1 시점에 점수가 낮아지는 양상이 나타나며, 코로나 이전 코호트와 비교해서 유의한 차이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세대인 현재(2023년) 고1 학생들의 문해력이 하락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학력 격차 심화 우려도 제기됐다. 중등 단계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집단 간 격차가 벌어지는 경향이 포착됐다. 연구진은 “중등 수학의 경우 지역 규모, 가구소득, 다문화, 코로나 가정경제 영향에 따른 집단 간 차이가 모두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19 시기 중학교를 다닌 학생들이 고등학교 시기에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팬데믹은 학생들의 심리·정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코로나19 시기 학생의 심리정서 실태분석’ 브리프 보고서에 따르면 교직원의 87.4%가 팬데믹 기간 심리정서 및 학업 전반에 걸쳐 복합적인 문제를 보이는 학생이 늘었다고 답했다. 학습에 무기력한 학생들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91.0%, 집중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늘었다는 반응은 95.1%에 달했다.

코로나19 시기 마스크 착용 등은 영유아 발달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 2021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정춘숙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경기 지역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교사·학부모 14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원장 및 교사의 71.6%가 코로나19로 아동 발달에 변화가 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가 아동 발달에 변화를 줬다는 응답자 중 74.9%는 마스크 사용으로 인한 언어 발달 지연, 77.0%는 바깥 놀이 위축으로 인한 신체 발달 지연, 63.7%는 과도한 실내 생활로 인한 정서적 문제, 55.5%는 사회성 발달 문제 등을 야기하고 있다고 인식했다.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른 발달 격차도 확인됐다. 육아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코로나 세대 아동의 발달 추적 연구(Ⅱ)’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보육 연령 기준 1~5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1차년도 연구 결과, 고소득 가정(월 681만 원 이상) 아동은 언어·인지·정서·사회성 발달 전 영역에서 가장 높은 평균을 보였지만, 저소득 가정(307만 원 이하) 아동은 상대적으로 발달 수준이 낮았다. 연구진은 “비대면 학습의 접근성이 사회계층별로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성인인 대학생들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펴낸 ‘코로나19가 대학생 학습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교과 학습과 비교과 활동 모두에서 부정적 변화가 관찰됐다. 수업에 성실하게 참여했다는 응답은 2019년 평균 2.42에서 2020년 2.09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스터디 활동과 협력 학습 경험도 감소했다. 수업 만족도 역시 전공·교양·실습 등 모든 유형에서 하락했으며, 특히 실습수업 만족도는 2019년 3.16에서 2020년 2.94로 낙폭이 가장 컸다.

2017년 대학에 입학해 2023년 2월 졸업한 박모씨는 “제대하고 복학하자마자 코로나19가 터졌는데 학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비대면으로 수업이 진행돼 집중력이 떨어져 수업 시간에 딴짓을 많이 했고, 팀 프로젝트에도 성실히 참여하지 않았다”며 “수업 시간에 자격증 취득 등 스펙 쌓기용 개인 업무를 함께 처리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는 손해가 크지 않았지만 불성실한 대학 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대면 수업으로 전환됐을 때 제시간에 출석하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575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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