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들이 정부와 함께 추진 중인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에 대해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공세가 이어지자 27일 “이 일은 정확히 말하면 정부의 용수, 전력, 용지, 인프라, 인력양성, 정주여건 구축 등 기업환경 조성과 공직자들의 설득·요청에 따라 CEO들이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결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X(옛 트위터)에 정부와 기업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이 정치 쟁점화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같이 적었다.
실제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개최될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앞두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대기업의 반도체 공장 투자 지역이 왜 호남인지 밝히라는 등 공세가 잇따르자 이 대통령은 이날 5건의 X글로 직접 대응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에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라며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타인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적었다.
다른 X글에서는 “국가정책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기업들 팔목 비틀어 강요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일도 그렇게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생존전략이 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행정 목표 달성을 위해 공직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한 결과”라며 “전무후무한 초대규모 지역투자 유치라는 역사적 성과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했다.
또한 “이런 건 직권남용이나 강요·지시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지도나 조성행정이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 최대 성과를 만들어낸 공직자들과 국민과 국가에 유익한 결단을 해주신 관계 기업인들의 사기를 고려해 자신들의 과거 행위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도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해 비난·비방하지 마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호남권의 용수 부족으로 기후환경에너지부가 농업용수를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물 공급망 안을 구상 중이라는 내용의 기사에 대해서는 “호남이나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은 충분하다”며 “세계 1, 2위를 다투는 반도체 첨단기업 삼성과 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에 필수요소인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검토도 없이 초대규모 공장설립 계획을 할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했다.
이어 “첨단도시 발전에 필요한만큼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수자원을 제대로 배치·관리하면 하루 100만톤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며 “정부도 물이 없는 지역에 공장을 짓도록 권유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지역이 왜 호남인지 밝히라는 유승민 전 의원의 주장에는 “재생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곳이 바로 서남해안”이라며 “지진 없는 안정되고 값싼 용지도 저개발 호남이 최고”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입지 선정 기준을 묻는 유 전 의원에게 “조금 기다리시면 공식적으로 공개할 것”이라며 “너무 서두르지 마시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오는 29일 이 대통령 주재 하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분야 등 3대 전략산업에 대한 지역 거점별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될 총 투자 규모가 10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과 25일 청와대에서 최태원 회장 및 이재용 회장과 각각 회동하고 관련 투자 내용을 사전에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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