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여름철마다 유독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이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리카드 이그넬 스웨덴농업과학대 교수 연구팀은 최근 모기가 특정 냄새를 통해 사람을 공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모기들이 특정 혈액형을 선호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여성 참가자 42명을 대상으로 황열병과 뎅기열을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이집트숲모기의 선호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모기가 선호하는 참가자들에게서는 특정 체취를 유발하는 화합물이 상대적으로 많이 검출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간은 300~1000종에 이르는 냄새 화합물을 방출하는데, 이 가운데 일부가 모기를 강하게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고 봤다. 이그넬 교수는 “약 1000개의 화합물 중 모기가 감지할 수 있는 27개 화합물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모기가 가장 선호한 참가자들은 피지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1-옥텐-3-올(1-octen-3-ol)’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물질은 특유의 냄새 때문에 ‘버섯 알코올(mushroom alcohol)’로도 불린다.
모기는 사람을 찾을 때 여러 감각 신호를 활용한다. 가장 먼저 사람이 내쉬는 이산화탄소를 감지해 접근한 뒤, 가까운 거리에서는 체취와 체온 등을 이용해 흡혈 대상을 선택한다.
이그넬 교수는 “모기가 사람이 내쉬는 이산화탄소에 끌린다는 사실은 100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며 “수십 m 떨어진 거리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첫 번째 신호가 되고, 10m 이내로 가까워지면 체취가 더해져 사람을 식별한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개발연구소(IRD)의 의료곤충학자 프레데릭 시마르 역시 “모기가 특정 사람에게 더 끌린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암컷 모기는 체취와 체온, 이산화탄소 등 다양한 신호를 정교하게 감지해 흡혈 대상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반면 오랫동안 제기돼 온 혈액형과 모기 선호도의 연관성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시마르는 “모기가 특정 혈액형을 선호한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피부색이나 눈 색깔, 머리카락 색깔과도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대신 피부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냄새 분자가 모기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마르는 “우리 몸의 미생물이 생성하는 다양한 분자들이 모기에게 매력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음주 역시 모기를 유인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맥주를 마시면 체온이 상승하고 호흡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며 피부 냄새도 변하는데, 이런 변화가 모기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3년 네덜란드 연구에서는 성인 465명을 조사한 결과, 최근 24시간 이내 맥주를 마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모기에 물릴 가능성이 약 1.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에 물리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헐렁한 옷을 입고, 모기장이나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마르는 “가벼운 식사를 하고 음주는 적당히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