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근거 0% ‘점성술’에 똑똑한 당신도 속는 이유

[지디넷코리아]

천체 위치나 움직임을 개인의 성격 및 운명과 연결 짓는 ‘점성술’은 현대 과학의 수많은 연구를 통해 “인간의 삶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이 명백히 증명됐다.

그럼에도 전 세계 점성술 시장은 2020년 128억 달러(약 19조 4000억원) 규모에서 2030년에는 228억 달러(약 34조 6000억원)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코넬 대학교에서 대중문화 강의를 담당하는 글렌 C. 알트슐러(Glenn C. Altschuler) 명예교수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점성술이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에게 끊임없이 요구되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에게 유리한 정보만 수용하려는 인간의 심리적 착각과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정교하게 들려주는 점성술사들의 대화 기술이 결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점성술의 기원과 변천사, 21세기 AI 시대에도 여전히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점성술에 대한 알트슐러 교수의 이야기는 사이콜로지투데이 등 외신을 통해 소개됐다.

노련한 점성술사들은 '고객이 가장 듣고 싶어 했던 위로와 해답'을 극적으로 들려준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점성술은 고대 바빌로니아의 대규모 천체 관측에서 기원해 그리스·인도·아랍·유럽·중국 등으로 전파됐다. 기원전 3세기경 그리스로 넘어간 바빌로니아 점성술은 오늘날 익숙한 개인의 운세를 점치는 ‘홀로스코프(천궁도) 점성술’로 발전했다.

역사 속에서 점성술이 늘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다. 기원전 4세기 로마 제국 시대의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저서 ‘신의 나라’를 통해 “인간의 행동이 별의 운행으로 이미 정해져 있다면, 신의 의지와 심판은 어디에 존재하는가”라며 점성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 점성술을 포함한 이교도 관습은 사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수세기에 걸쳐 성쇠를 거듭하던 점성술은 20세기 초 극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점성술사들이 미래를 예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이 태어난 시점의 행성과 해, 달의 위치를 바탕으로 한 ‘성격 분석 및 심리 상담’으로 사업 방향을 튼 것이다. 이 전략은 현대인들에게 적중하며 점성술은 다시 한번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1000만 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데이터 분석에서 커플의 궁합과 점성술(별자리) 사이의 연관성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알트슐러 교수는 저널리스트 카를로스 오르시(Carlos Orsi)의 저서 ‘점성술에 대해 과학이 말하는 것(What Science Says About Astrology)’을 인용하며 점성술의 과학적 허구성을 낱낱이 지적했다.

실제 과학적 연구 결과들은 점성술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1000만 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데이터 분석에서 커플의 궁합과 점성술(별자리) 사이의 연관성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태어난 이른바 ‘시간 쌍둥이’들을 추적한 연구에서도 이들의 성격이 서로 일치하거나 비슷하지 않다는 점이 증명됐다.

결정적으로 점성술사들이 사용하는 홀로스코프는 점성술사마다 기준이 크게 달라, 실제 하늘의 별자리 배치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했다.

과학적 반증이 쏟아짐에도 사람들이 점성술을 믿는 이유는 인간의 취약한 심리를 파고들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선택적 인지’다. 점성술사에게 성격 분석을 받은 이들은 수많은 진단 중 오직 자신에게 해당하거나 스스로 맞다고 믿고 싶은 부분만을 골라내 유익한 정보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평소 점성술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조차도 ‘당신은 성실하고 매력적이다’와 같이 자신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를 들으면 이를 정확한 진단이라 믿으며 순식간에 호의적으로 돌아서게 된다.

점성술 시장은 2020년 128억 달러 규모에서 2030년에는 228억 달러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출처=클립아트코리아)

두 번째는 ‘점성술사들의 교묘한 대화 기술’이다. 노련한 점성술사들은 별의 움직임이 아니라 상담자의 외양과 태도를 읽는다. 이들은 대화 과정에서 상담자의 연령, 수입, 학력, 인종, 성별 등 점성술과 무관한 현실 정보를 예리하게 관찰하고 질문을 던져 정보를 유도해 낸다. 이후 확신에 찬 어조와 공감하는 태도를 연출하며, 결국 ‘고객이 가장 듣고 싶어 했던 위로와 해답’을 극적으로 들려주는 것이다.

오르시 작가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점성술은 현실 세계에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점성술은 인류가 자연계의 법칙을 찾고 우주를 이해하려고 시도했던 가장 오래된 역사적 발자취 중 하나”라면서 “그러나 이제 점성술이 머물러야 할 곳은 박물관이나 역사책 속이지, 우리의 이성적인 일상생활 속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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