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들이 ‘아까 그 여우락 노래 어디서 들을 수 있지?’라고 찾아보게 만들고 싶습니다.”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최초의 대중음악인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싱어송라이터 이한철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축제의 방향을 이같이 설명했다.
2026 여우락 페스티벌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우리 음악’을 내세운다. 히트곡 ‘슈퍼스타’로 잘 알려진 이한철이 예술감독을, 국립창극단 출신 소리꾼 유태평양이 음악감독을 맡아 축제를 이끈다. 여우락에서 대중음악인 예술감독과 젊은 국악인 음악감독이 함께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한철 예술감독은 “단순히 공연장에서 끝나는 무대가 아니라 관객들의 기억에 남는 곡을 만들고 싶었다”며 “출연진에게도 공연을 대표하는 ‘테마곡’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유태평양 음악감독은 올해 라인업의 특징으로 ‘강렬한 원색(Vivid)’간의 융합’을 꼽았다.
그는 “옅은 색깔의 아티스트들을 섞기보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아티스트들이 만나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두 감독은 협업 과정에서 특별한 충돌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한철 감독은 “국악을 잘 모르지만 즐기고 싶은 관객들에게 국악의 매력을 전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며 “공연 하나를 만들 때마다 여러 산을 넘는 느낌이었지만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고 말했다.
유태평양 감독은 “저는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스타일이고, 예술감독님은 그것을 정리해 완성된 요리로 만드는 ‘정리의 왕'”이라며 “10년 전 여우락 무대에서 시작된 장르 간 협업의 경험을 이번 축제에서 더 확장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날 쇼케이스에서는 올해 여우락이 지향하는 다양한 장르 간 만남이 공개됐다.
소리꾼 김수인은 블루스 밴드 리치맨과 그루브나이스와 함께 무대에 올라 국악과 블루스의 접점을 선보였다. 그는 “국악과 블루스 모두 오음계를 사용해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고 말했다.
가수 강산에는 소리꾼 정보권과 준비 중인 공연을 소개하며 “사철가를 요구해서 미치겠다”며 웃었다.
왁킹 댄서 립제이는 전통 연희단체 유희와의 협업을 두고 “‘아샷추’나 토마토 된장찌개 같은 조합”이라며 낯선 장르의 만남이 주는 재미를 강조했다.
소리꾼 정윤형은 미국 전통음악인 블루그래스 밴드 컨트리공방과 협업한다. 그는 “평생 여우락을 못해볼 줄 알았다”면서 “판소리와 컨트리 음악이 의외로 장단감에 통일성이 많다. 관객들도 예상보다 큰 조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싱어송라이터 안예은과 호흡을 맞추는 창작음악 밴드 상자루의 남성훈은 “여우락 페스티벌 무대는 항상 동경의 대상이었다”며 “저희는 죽음이라는 키워드로 공연을 만들고 있으며, 관객들을 저승이라는 공간에 초대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예고했다.
다음 달 3일 개막하는 여우락은 이한철과 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채수현이 함께하는 ‘마침내 민요’로 막을 올린다. 이후 강산에와 정보권의 ‘물꼬'(4~5일), 선우정아와 채지혜의 ‘원의 노래'(8일), 립제이와 유희의 ‘몽중유희'(9일), 하림과 구이임의 ‘먼 아리랑 PartⅡ’ (!5일)등 장르를 넘나드는 12개 작품이 이어진다.
폐막 무대는 유태평양이 ‘네, 다음 곡은요'(24~25일)로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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