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좀 데려가 줘”…가정폭력 가해자 된 엄마, 딸 데려와도 될까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남편과 별거 중인 한 워킹맘이 “엄마, 나 좀 데려가 줘”라는 초등학교 5학년 딸의 절박한 문자를 받고 양육권 문제를 두고 법적 조언을 구했다.

2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가정폭력 가해자로 신고된 뒤 집을 나와 친정에서 지내고 있는 워킹맘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자 A씨는 대형 광고대행사 마케팅 팀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남편은 건축사다. A씨에 따르면 남편은 평소 자신의 직업을 “100년을 가는 예술이자 설계”라고 치켜세우며, A씨의 일을 “말장난”이라며 비하했다. 이런 비아냥은 부부싸움 때마다 반복됐고, A씨는 감정이 격해질수록 결국 폭력으로 대응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처음에는 등을 치거나 팔을 꼬집는 정도였지만, 점차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는 수준으로 번졌다. 결국 남편의 옷을 잡아끌다 찢어지고, 리모컨과 음식을 던지는 상황까지 이어졌고 남편은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가정폭력 혐의로 집에서 분리 조치됐고, 아이가 부부의 폭언과 몸싸움을 지켜봤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혐의까지 받게 됐다. 현재는 친정에서 지내고 있으며, 딸은 아버지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딸은 최근 “아빠와 지내는 것이 너무 괴롭다”, “엄마와 살고 싶다”, “엄마가 나를 데려가 주면 안 되냐”는 문자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류현주 변호사는 “이 사연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라며 “아빠의 언어폭력과 엄마의 신체적 폭력을 모두 지켜본 것은 정서적 학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정폭력 가해자로 신고된 상태라고 해서 반드시 이혼 청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류 변호사는 “우리 법은 원칙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제한하지만, 민법 840조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면 예외적으로 이혼이 가능하다”며 “사연자의 경우 폭행 정도와 혼인생활 전반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혼 청구가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남편의 지속적인 언어폭력과 가스라이팅 역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녹취 파일이나 문자메시지, 자녀의 진술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육권 문제에 대해서도 아이의 의사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류 변호사는 “초등학교 5학년이면 충분히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나이”라며 “딸이 명확하게 엄마와 살고 싶다고 밝히고 있어 최종적으로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아이에 대한 접근금지 조치가 없고, 법원이 임시 친권자나 양육권자를 지정한 상황도 아니라면 지금 당장 아이를 데려오는 것 역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를 직접 폭행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보는 앞에서 벌어진 부부 간 폭력 문제인 만큼, 아이에 대한 접근금지가 없다면 데려와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아이의 구조 요청에 가까운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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