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이끄는 ’10분의 마법’…日 아침 깨우는 ‘라디오 체조’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간단하면서도 활력 있는 10분 아침 운동인 ‘라디오 체조(Radio Taiso)’가 일본의 초고령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28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매일 오전 6시 30분 일본 전역의 공원과 직장, 학교에서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선율에 맞춰 일제히 몸을 움직이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1928년을 시작으로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라디오 체조는 한국의 국민체조처럼 별도의 장비 없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12가지 동작으로 구성된 맨손 체조다.

이 루틴은 일본의 장수 비결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 일본 내 100세 이상 인구가 9만9763명으로 55년 연속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균형 잡힌 식단과 더불어 노년층의 꾸준한 활동량을 유지시키는 이 체조의 역할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라디오 체조는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일본에서 노인들을 밖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매일 도쿄 키바 공원을 찾는 미에코 코바야시(88)씨는 “몸을 움직이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운동 후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이 시간이 일상의 소중한 활력소”라고 말했다.

이 체조는 100년 전 미국의 유사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받은 걸로 알려져 있다. 1920년대 미국 생명보험사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시찰한 일본 우정성 관리들이 이를 도입하면서 라디오 체조가 시작된 것이다. 이후 1956년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패전해 미군이 일본을 점령하던 시기에는 군사주의적 색채가 짙다는 이유로 단체 체조가 금지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국민적 요구에 힘입어 1951년 재개된 이후 오늘날까지 명맥을 잇고 있다.

2023년 한 일본 협회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역에서 매주 1회 이상 라디오 체조에 참여하는 인구는 2000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체조는 관절 등의 신체적 건강은 물론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정서적 웰빙 도구로 기능하며 브라질 등 해외로도 확산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w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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