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김세은 인턴기자 = 시체가 썩는 듯한 악취를 풍긴다고 해서 ‘시체꽃’이라 불리는 희귀 식물이 미국의 한 대학 온실에서 다시 개화해 수백 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지난 16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마운트 홀리요크 대학 탈콧 온실에서 희귀 식물인 시체꽃이 꽃을 피웠다.
시체꽃의 정식 명칭은 아모르포팔루스 티타눔(Amorphophallus titanum)으로, 최대 높이 3m, 무게 100㎏까지 자라는 대형 식물이다.
개화 시 썩은 고기와 비슷한 강한 악취를 내뿜는 것으로 유명하며, 이는 파리와 딱정벌레처럼 사체를 먹이로 삼는 곤충을 유인해 꽃가루를 옮기기 위한 번식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학생들은 냄새를 두고 “썩은 달걀 같다”, “햇볕에 방치된 기저귀 냄새 같다”, “죽은 새를 해부할 때 나는 냄새와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시체꽃은 수년에 한 번 불규칙하게 개화하며, 꽃이 피는 기간도 단 며칠에 불과해 관람 기회가 매우 드물다.
이번에 개화한 시체꽃 역시 최근 몇 주 동안 하루 수 센티미터씩 빠르게 자라다 밤사이 갑자기 꽃을 피웠다. 2023년 이후 두 번째 개화다.
개화 직후에는 온실 입구까지 악취가 퍼질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관람객은 개화 소식을 듣고 장거리 이동은 물론 휴가까지 내고 현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시체꽃의 원산지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열대우림이다. 그러나 삼림 벌채와 팜유 농장 조성으로 서식지가 크게 훼손되면서 현재는 멸종위기 식물로 분류된다.
현재 야생에는 수백 개체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전 세계 식물원들은 보존과 번식을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온실 관리자 톰 클라크는 “참기 힘든 악취조차 결국 생존을 위한 경이로운 전략”이라며 “꽃의 짧은 생애가 오히려 자연의 희귀성과 보존 가치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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