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이의리가 고질적이었던 제구 불안을 극복하고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그는 동료 성영탁의 말을 듣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의리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쏠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공 91개를 던진 그는 볼넷 2개를 내주는 동안 삼진은 8개를 잡아내며 두산 타자들을 요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6㎞가 찍혔다.
지난달 29일 시즌 첫 등판이었던 SSG 랜더스전에선 2이닝 4실점, 이어 지난 4일 NC 다이노스전에선 2⅔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던 그는 개막과 동시에 연패를 쌓았다.
이어 지난 1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4이닝 4실점으로 흔들렸으나, 타선의 도움으로 간신히 패전을 면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운 데 이어 무실점 호투를 펼친 이의리는 시즌 첫 승이자, 지난해 9월13일 LG 트윈스전 이후 216일 만에 승리를 거뒀다.
직구가 강력했다. 1회 던진 14구 중 12구를 직구로 뿌렸다. 미트를 뚫겠다는 각오였다.
이날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이의리는 “올라가기 전에 불펜에서 (성)영탁이한테 ‘요즘 어떻게 던지냐’고 물어봤는데, ‘미트를 뚫는다’고 하더라. 그걸 듣고 내가 강하게 던지려는 마음이 부족했다고 느꼈다. 오늘 미트를 뚫어버리겠다 생각하고 던졌더니 그렇게 구속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몸이 가볍고 타이밍이 잘 맞아서 이렇게 좋은 구속이 나왔다. 팔 스윙에서도 오히려 힘을 빼려고 하니까 더 잘 된 것 같다. 이 밸런스를 좀 까먹지 않게 연습 좀 많이 할 생각”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날 두산은 좌완 이의리를 상대하기 위해 우타자들을 선발 라인업에 배치했음에도, 그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의리는 “항상 1번 타자가 어렵고 그 외에는 크게 신경은 안 쓰인다. 최대한 포수랑 경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집중해서 던지려고 한다”고 답했다.
특별히 이날 두산의 1번 타자는 박찬호였다. 지난해까지 KIA에서 그와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박찬호를 적으로 만난 이의리는 “찬호 형은 잘 치는 타자고, 또 어떻게 치는지를 가장 많이 봐왔다. 그런 점을 계속 의식하고, 또 힘이 들어갈 수도 있으니까 얼굴을 안 보려고 최대한 의식했다”며 “비록 안타를 하나 맞았지만, 찬호 형이 잘 친 거라고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팀에서는 성영탁에게 조언을 구했다면, 리그에서는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을 보며 자극을 얻는다.
2021년 입단 동기인 김진욱은 올 시즌 3경기에서 19⅓이닝을 던져 2승 무패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를 보며 이의리는 “진짜 열심히 했는데 잘 안 풀리다 보니까 본인도 많이 답답했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 보상받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또 보면서 많이 배우려고 하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올 시즌 맞대결이 기대된다는 말에 그는 “제가 좀 더 올라가겠다”며 당차게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l@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