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서 택시기사 폭행·비하 발언 퍼부은 일 관광객, 조사 직후 출국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택시기사에게 인종차별적 비하 발언을 하며 폭행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남성은 경찰 조사를 받은 바로 다음 날 한국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JTBC ‘사건반장’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밤 50대 택시기사 A씨는 잠실 석촌호수 인근에서 일본인 남녀 승객을 태우고 명동역으로 향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일본인 남성은 번역기를 이용해 “이곳은 목적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요금 1만 9100원 결제를 거부하고 차에서 내렸다.

기사 A씨가 미납된 요금을 받기 위해 따라 내리자 남성은 일본어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A씨가 도주를 막기 위해 남성의 옷자락을 붙잡자, 남성은 명품 브랜드 이름을 외치며 A씨를 발로 차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A씨가 동승했던 일본인 여성의 가방 끈을 잡고 저지하려 하자, 남성은 “조센징”이라는 한국인 비하 표현을 쓰며 폭행을 이어갔다. 행인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후에야 소란은 일단락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남성은 안하무인 격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에서는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으면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라거나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때린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특히 “여기는 한국이니 한국 법을 따라야 한다”라는 경찰의 설명에 “나는 일본인이므로 일본 법을 따르겠다”라며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후 경찰의 독촉에 남성은 지갑에서 2만원을 꺼내 A씨의 얼굴을 향해 던지는 모욕적인 행위를 하기도 했다. A씨는 해당 돈을 받지 않고 남성을 고소했다.

그러나 가해 남성은 사건 다음 날 오전 곧바로 출국했다. A씨는 경찰로부터 “출국 시간 때문에 보내줘야 한다. 흉악범이 아닌 이상 잡아둘 명분이 없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출국 금지는 사형, 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중대 범죄 혐의가 있을 때 요청할 수 있다. 경찰은 가해자가 출국함에 따라 향후 절차에 맞춰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m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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