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명품업계 직격탄…루이비통·구찌·에르메스 일제히 부진

[지디넷코리아]

중동 전쟁이 7주째 이어지면서 글로벌 명품업계 전반의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주요 기업인 루이비통, 케어링, 에르메스가 모두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며 업황 악화가 현실화됐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동 지역 소비자들은 두바이, 파리, 밀라노 등 주요 쇼핑 허브에서 큰손 고객으로 꼽혀왔지만, 이번 전쟁으로 항공편과 관광이 차질을 빚으면서 소비가 급감했다.

특히 에르메스는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중동 지역 매출이 5.9% 감소했으며, 주가는 장중 최대 14% 급락해 하루 만에 약 200억 달러(약 29조 4800억원)에 가까운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루이비통 매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에릭 뒤 알구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가 지난 1, 2월에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지만 3월 들어 중동 시장이 사실상 멈췄다고 설명했다.

관광 의존도가 높은 유럽도 영향을 받았다. 프랑스에서는 관광객 소비 감소로 매출이 2.8% 줄었고, 스위스와 영국 매장 역시 중동 고객 감소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다른 명품 기업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루이비통과 디올 등을 운영하는 LVMH의 핵심 패션·가죽 부문 매출은 2% 감소했고, 구찌를 보유한 케어링은 중동 지역 소매 매출이 11% 줄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투자 심리에도 직격탄이 됐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유럽 주요 명품 기업 10곳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이후 총 1760억 달러(약 259조 4240억원)가량 감소했다. 이 가운데 LVMH만 약 1000억 달러(약 147조 4000억원)의 기업가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업계는 이번 충격이 단기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원유·가스 공급이 흔들리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이는 소비 여력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준부유층의 소비를 압박해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명품 소비 둔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류와 가방뿐 아니라 시계 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브라이틀링의 조르주 케른 최고경영자(CEO)는 관광 감소와 항공편 축소로 중동 지역 출하를 조정하고 있으며, 특히 중간 가격대 제품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에서는 회복 기대도 제기된다. 에르메스는 현재 분기 들어 중동 매출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으며, 케른 CEO는 중동은 관광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는 지역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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