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최소 3분의 1 보장”…전세사기 최소보장제 첫 관문 넘어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보증금 회복을 돕기 위한 ‘최소보장제’와 ‘선지급·후정산’ 제도가 국회 통과를 위한 첫발을 뗐다.

시민사회에선 법 개정 움직임을 환영하며 법안의 최종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법안 발의때보다 최소보장 비율이 축소된 점, 피해자들이 요구했던 핵심 사안에 대한 입법에 3년이나 걸린 점 등은 한계로 꼽힌다. 사후 구제책을 넘어선 예방책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6일 국회 등에 따르면 전세사기 최소보장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지난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법 시행을 위해선 앞으로 국토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앞서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최소보장을 위한 예산 279억원이 반영된 바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피해자의 임차보증금 회복을 돕는 ‘최소보장제’와 ‘선지급·후정산’ 제도의 도입이다.

이 중 최소보장제는 피해자가 경매차익이나 우선변제권 행사 등으로 회복한 금액의 총합이 임차보증금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부족분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처음 법안 발의 당시 최소 보장 비율은 50%였지만 소위 논의를 거치며 ‘최소 3분의 1’로 조정됐다.

선지급·후정산은 신탁사기 등 무권계약 피해자에 대해 최소보장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지급하고 추후 절차를 통해 정산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피해주택 매입 절차를 개선하고 지자체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관리권한을 강화하는 등의 개선 방안이 개정안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을 비롯한 시민사회에선 법안 처리를 반기고 있다. 특별법 제정 이후 그간 경·공매 절차와 금융 관련 지원, LH의 피해주택 매입과 같은 대책이 실행됐으나 보다 실효성 있는 피해 구제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최소보장제 도입과 관련해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전세사기가 사회적 재난이며 국가가 책임지고 피해자의 일상회복을 돕겠다는 선언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소보장 비율이 50%가 아닌 3분의 1로 변경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최소보장비율이 50%는 돼야 피해자들이 개인회생 대신 특별법을 선택할 수 있을 텐데 33%로 합의된 점은 매우 아쉽다”고 짚었다.

늑장 입법도 비판을 받고 있다. 당초 2023년 5월 특별법 제정 당시 6개월마다 보완입법을 하기로 했으나 2024년 8월 LH 피해주택 매입, 2025년 5월 특별법 연장 등 법 개정은 두 차례에 그쳤다.

박효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선임간사는 “특별법 제정 뒤 이번 개정이 이뤄지기까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면서 그동안 피해자들이 큰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법망을 벗어난 사각지대도 여전하다. 외국인 피해자의 경우 공공임대주택 지원이나 최소보장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으며, 다세대 공동담보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에선 사후 대책 마련에서 나아가 전세사기 사전 차단을 위한 제도 개선 논의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0일 전세 계약 전 위험 정보 공개 확대, 전입신고 즉시 대항력 발생, 공인중개사의 설명 책임 강화 등 대책을 발표한 바 있는데, 후속 절차 진행이 더디다는 지적이다.

서 위원장은 “2025년 6월 1일 이후 체결되는 계약부터는 보증금 피해가 발생하면 특별법을 적용받지 못해 구제의 공백이 있다”며 “전세사기 근절을 위해 예방 제도를 반드시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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