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 잡는 심정”…무안공항 유해 찾아나선 유족들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지푸라기라도….”

범정부 차원의 12·29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유해 재수색이 시작된 13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참사 상흔이 여전한 부서진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 주변 활주로 위에는 희생자 유해 재수색과 수습을 위한 형광색 실선이 쳐졌다.

형광색 실선을 통해 가로·세로 5m의 124개 정사각형 구획으로 나뉜 활주로 안에서는 전남경찰청 과학수사대가 투입돼 유해를 수색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당장 진행된 수색 작업의 주요 내용은 삽과 호미 등으로 둔덕 주변 땅을 최대 30㎝ 깊이까지 파낸 뒤 모인 흙더미를 간격 8㎝ 그물망을 통해 걸러내는 방식.

행여나 가족의 유해를 품고 있을지도 모를 흙더미가 그물망 위로 오르는 모습을 보며 유가족들은 다시 한번 눈물을 삼켜야 했다.

참사 이후 1년 하고도 4개월이 지나서야 진행되는 정부 차원의 재수색에 유가족들은 차오르는 참담함을 금할 수 없어 몸소 활주로로 나섰다.

유가족들은 참관에 머무는게 아니라 직접 수색을 함께하며 가족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주어진 장비라고는 목장갑뿐이었지만 무성한 잡초를 헤치기에는 문제없었다.

어디선가 주워온 나뭇가지의 도움을 받아 가족들의 이름을 되뇌이며 잡초들을 헤치는가 하면, 눈에 불을 켠 채 경찰을 도와 흙더미를 걸러냈다.

한 유가족은 흙더미를 털던 중 나온 덩어리가 혹시나 뼛조각일까 싶어 주변 경찰에 문의했지만 육안 소견상 돌덩이에 그친다는 답변이 돌아오자 울먹이는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유가족들의 노력 끝에 오전 동안에만 여객기가 충돌 직후 기체의 파편이 흩뿌려졌던 구간에서 유해 추정 물품이 8점이나 발견되기도 했다.

유해 추정 물품에는 형광색 식별표가 붙었다. 국방부 유해감식단의 육안 식별 끝에 허벅지 뼈 등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이어지는가 하면 새로운 수색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오후 작업은 현재 일시 중단된 상태다. 수색 방법과 범위에 대해 유가족과 유관기관 사이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조율이 진행 중이다. 작업은 조율이 마무리된 이후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이번 유해 재수색 작업에 자문으로 참여한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유해 발굴은 한 사람의 조각이라도 끝까지 찾겠다는 각오로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유해가 온전한 형태로 나올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수색 방법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유해가 그간 놓여있던 환경 등을 연구해온 단계가 일정 수준에 올라있지 않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수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국무조정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와 경찰, 군 등은 이날부터 잠정 5월29일까지 무안국제공항 일대에서 희생자 유해 재수색을 진행한다.

수색에는 범정부 차원의 민·관·군·경 합동 약 250명이 매일 투입된다. 세부적으로 경찰청 과학수사대 등 100명,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등 군 100명, 소방 20명, 사조위·전남도·무안군 공무원과 유가족 등 30명이 수색에 참여한다.

수색은 참사 지점인 공항 내 로컬라이저 둔덕 주변과 외부를 총 6개 구역으로 나눠 진행된다. 둔덕 주변과 추가 유해 발견 지역, 갈대숲, 진입등 설치지역, 유해가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는 배수구 집수정과 진입등 동편 나대지 등이다.

수색 기한은 5월 초 상황을 본 뒤 연장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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