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최근 중동 전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제약기업들이 의료기관과 약국의 의약품 사재기를 막기 위해 공급 관리에 나섰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은 약국 자동 조제기 포장지의 공급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약국 자동화 시스템 전문기업 JVM의 자동조제기 포장지 주원료(LDPE)의 수급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약국별로 직전 3개월 월평균 사용 수량을 기준으로 공급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수급 불안정에 따른 가수요 및 물량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 모든 고객에게 공정한 주문을 보장하고자 한시적으로 주문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유한양행은 해열진통용 주사제 아세트아미노펜 주문이 200개(10박스) 이상 들어오면 영업부서장 승인을 거쳐 출하하도록 했다. 기타 수액제의 경우 500개(50박스) 이상 주문에 대해 승인을 거치도록 했다.
HK이노엔은 적정한 수액 물량이 모든 병·의원에 공급될 수 있도록 과다 주문에 대해선 조정하고 있다. 내부 시스템을 통한 주문 접수와 처리에 평소보다 2시간가량 추가 소요, 일시적으로 주문 시간을 변경해 대응하고 있다.
중동발 공급망 불안으로 나프타 수급이 흔들리면서 일부 병·의원, 약국에선 의약품과 약 봉지 등을 미리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나프타는 에틸렌 생산의 핵심 원료이며, 에틸렌은 플라스틱 소재의 기초 물질이다. 수액백, 주사기, 의약품 용기, 포장재(비닐) 등 주요 의료용 소모품 상당수가 폴리에틸렌(PE) 등 에틸렌 기반 소재로 생산된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곧바로 포장 및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이며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나프타가 의약품 포장재와 포장 용기를 넘어 의약품의 생산 공급망 경색 우려로 번지면서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중동전쟁 비상대응본부를 설치했다. 공급망 불안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최근 산업통상부·보건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환자의 진료 및 치료 등에 사용되는 수액세트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수액세트 제조업체의 생산 현장을 방문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원재료 수급 및 제조 상황을 파악하고, 산업계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해 수액세트 생산 및 수급 확대를 위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수급 불안, 가격 급등 소식이 언론에 계속 나오다보니 의료기관에서도 불안함이 커진 것 같다”며 “아무리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해도 조바심이 커지면서 선점하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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