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금융권 개발자들의 치열한 AI 경쟁…’AWS 게임데이’ 가보니

[지디넷코리아]

“망가진 시스템을 복구하고 사라진 유니콘을 찾아라.”

게임이 시작되자 금융사 개발자들의 손이 일제히 바빠졌다.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는 지난 10일 서울 역삼 오피스에서 ‘금융사를 위한 AWS 게임데이 2026’을 열고 금융사 개발자들이 팀을 이뤄 실전 미션을 수행하는 기술 경연을 진행했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개발 역량을 현장에서 검증하는 자리다.

이날 행사장은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각 금융사에서 모인 개발자들은 노트북을 펼쳐 놓고 팀원들과 전략을 점검하거나, 경쟁 팀을 의식하며 조용히 준비에 집중했다.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며 짧은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이 이어졌다. 금융사 간 이름을 걸고 맞붙는 자리라는 점에서 일반 세미나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지난 10일 AWS코리아가 개최한 'AWS 게임데이 2026'에 24개 국내 금융사가 참가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AWS 게임데이는 참가자들이 가상의 기업 환경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전형 프로그램이다. 올해 시나리오는 ‘유니콘 렌탈’이라는 가상의 회사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Q-포스’라는 위기 대응팀으로 투입돼 애플리케이션 장애를 복구하고 사라진 유니콘을 찾는 미션을 수행했다. API 오류를 수정하고 레거시 자바(Java) 코드를 현대화하는 동시에 결제 시스템의 성능 문제까지 해결해야 했다. 모든 과정은 AWS의 AI 개발 도구 ‘아마존 Q 디벨로퍼’와 ‘키로 CLI’를 활용해 진행됐다.

노경훈 AWS코리아 금융 사업 총괄 (사진=지디넷코리아)

행사를 주관한 노경훈 AWS코리아 금융 사업 총괄은 “금융 IT에서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를 팀 단위로 해결해보는 데 의미가 있는 행사”라며 “금융사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혁신적인 AI 주도 개발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장”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행사에는 총 24개 팀이 참여했다. 은행권에선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수협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가 참가했다. 증권·카드·페이사로는 KB증권, 메리츠증권, 넥스트증권, BC카드, 현대카드,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이름을 올렸다. 보험사로는 AXA손해보험, 서울보증보험, 미래에셋생명, 롯데손해보험, 삼성화재, 교보생명이 참여했다. 핀테크 기업으로는 8퍼센트, 한국신용데이터, 굿리치, 티머니모빌리티, 비바리퍼블리카(토스)까지 합류했다.

매년 참가 금융사가 늘어나며 행사 규모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승팀에는 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AWS 연례 콘퍼런스 ‘리인벤트(re:Invent)’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이날 경기는 약 3시간 동안 이어졌다. 초반에는 차분하게 시작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키보드 타이핑 소리는 점점 빨라졌다. 팀원 간 대화도 짧아지고 서로의 화면을 확인하며 역할을 조정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AWS 게임데이 2026 현장 (사진=AWS)

KB증권 ‘Kbiro’ 팀은 “매년 참가하면서 AWS 기술을 실제 업무에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큰 의미”라며 “AI 도구를 직접 활용해보며 내부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평생든든’ 팀은 “평소 사용해보지 못했던 아마존 Q와 키로를 직접 활용해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며 “AI 기반 개발이 생각보다 잘 동작해 실제 업무에도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시간이 흐를수록 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실시간 점수가 반영되는 스코어보드를 확인하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도 이어졌다. 일부 팀은 마지막까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전략을 수정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회에서도 1등을 차지하며 2연패를 달성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대회 종료 후 진행된 시상식에선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1등은 카카오뱅크 ‘키키404’ 팀이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으로, AWS 게임데이에서 독보적인 개발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어 2등은 수협은행 ‘도시어부’, 3등은 한국신용데이터 ‘회사에 403 내주세요(진심)’ 팀이 이름을 올렸다. 4등은 넥스트증권 ‘Nextro’, 5등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 ‘313KIRO’ 팀이 차지했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생명 ‘MA동석’ 팀이 베스트 네이밍상을, 서울보증보험 ‘이김이김’ 팀이 열정상을 수상했다.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카카오뱅크 키키404 팀은 “팀원 모두 역할을 명확히 나누고 각자의 강점을 살린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며 “AI 도구를 활용한 개발 방식이 실제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윤호영 대표님, 리인벤트 꼭 가고 싶습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