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떠돌던 개 7마리…전 세계 속은 ‘진짜 이유’

[서울=뉴시스]윤서진 인턴 기자 = 중국에서 고속도로를 떠돌던 개 7마리를 둘러싼 ‘탈출극’이 전 세계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사연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사건은 허위 정보 확산과 동물 복지 문제를 동시에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사건은 중국 지린성 창춘의 한 도로에서 촬영된 영상에서 시작됐다. 영상에는 고속도로 위를 함께 이동하는 7마리의 개가 담겼고, 이를 본 시민이 교통 당국에 신고하면서 구조가 진행됐다.

영상은 중국 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2억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온라인에서는 “개고기 식당에서 탈출한 것 아니냐”, “트럭에서 떨어진 뒤 함께 이동 중”이라는 등의 추측이 잇따랐다. 일부 이용자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개들의 여정을 ‘구출 서사’처럼 꾸민 이미지까지 만들어내며 이야기를 확장시켰다.

이 과정에서 개들은 위기를 극복한 ‘영웅’처럼 묘사됐고, 동물 학대 문제에 대한 분노와 연민이 결합되며 여론은 빠르게 형성됐다.

그러나 이후 현지 언론과 당국의 확인 결과, 이러한 추측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중심이 된 저먼 셰퍼드는 부상을 입거나 포획에서 탈출한 상태가 아니었으며, 단순히 발정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개들은 이 개를 따라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셰퍼드는 지역 주민 장씨가 키우던 반려견으로, 평소에도 마을 개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환경에서 지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호자는 인터뷰에서 “발정기에 접어들면서 다른 개들이 몰려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해당 개는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묶인 상태다.

동물 보호 자원봉사자들은 드론을 활용하고 주변 마을을 수색하는 등 개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으며, 며칠 만에 7마리 모두 주인에게 돌아갔다.

결국 ‘개고기 식당 탈출극’으로 퍼졌던 이야기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이번 사건은 온라인 정보 소비 방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전문가들은 자극적인 서사가 사실 확인 이전에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온라인 이용자는 “직관적으로 그럴듯해 보이는 이야기라도 사실과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스릴러처럼 시작된 이야기가 뜻밖에 평범한 일상으로 끝났다”고 반응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동물 복지 문제에 대한 논의로도 이어졌다. 자원봉사자 통통은 “이 같은 이야기가 쉽게 믿어지는 배경에는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 학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반려동물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 내 길고양이와 유기견은 9000만 마리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동물 학대 사례 역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관련 법 적용이 제한적인 경우도 많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양주에서는 한 남성이 활로 길고양이를 쏜 사건이 논란이 됐지만, 현행 법체계상 처벌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통은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사육 환경을 개선하고, 법적 장치를 보완하며, 구매 대신 입양 문화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seo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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