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 국방부가 이란 전쟁 여파로 핵심 탄약 재고 부담이 커지면서, 당초 우크라이나로 지원하기로 했던 일부 무기를 중동으로 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이 중동 군사 작전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6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사안에 정통한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방공 요격미사일을 포함한 군사 물자의 우선순위 재조정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전용 검토 대상에는 지난해 도입된 ‘우크라이나 우선순위 요구 목록(PURL)’ 프로그램을 통해 주문된 무기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PURL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직접 지원이 축소되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들이 자금을 모아 미국산 무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해 온 핵심 공급망이다.
WP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이후 우크라이나 패트리엇 포대 미사일의 75%와 기타 방공 탄약 대부분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공급돼 왔다. 만약 이 물량이 중동으로 향할 경우, 러시아의 공습에 노출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과 동맹군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부 검토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올가 스테파니시나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는 “전쟁 상황에서 ‘상당한 불확실성의 시기’임을 이해한다”며 “방공망 확보를 위해 동맹국들과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 내부에서 이 같은 논의가 이뤄 배경에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급증한 탄약 소모가 있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개전 이후 약 4주 동안 1만 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등 군사 작전이 확대됐으며, 이 과정에서 패트리엇과 사드(THAAD) 등 방공 요격미사일 사용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무기들은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대응해야 하는 우크라이나에도 필수적인 전력으로 꼽힌다. 미군은 이미 유럽과 동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 배치된 일부 요격미사일을 중동으로 이동시켜 방어 태세를 강화한 상태다.
미 국방부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자체는 계속되겠지만, 패트리엇 등 일부 방공 무기는 지원 목록에서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동 동맹국들이 사용할 무기를 먼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책 논쟁의 핵심은 우크라이나에 얼마나 지원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현재 실제로 진행 중인 논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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