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문화체육관광부가 3월 들어 AI 대응을 조직 신설, 기준 제시, 현장 사업으로 빠르게 구체화하고 있다. 단순히 계획을 세우고 문제를 인식하는 선에 그치지 않고 빠르게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는 실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3월 들어 문체부는 AI 대응 전담 조직을 꾸리고, 생성형 AI 저작권 판단의 기준선을 제시했으며, 예술·관광 현장에서는 AI 융합 사업을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직을 세우고, 기준을 만들고, 현장 적용까지 연결한 것이다. 문화정책 전반을 AI 시대에 맞게 재편하려는 실질적 전환 신호로 해석된다.
문체부의 AI 행보에서 나타나는 공통 분모 중 첫 번째 키워드는 조직이다. 문체부는 현재 문화미디어산업실 산하에 문화인공지능정책과를 두고 있다. 문체부 조직안내에 따르면 이 부서는 문화 AI 전략 수립과 제도 기반 마련, AI 콘텐츠 진흥 관련 업무, 범정부 협의 대응, 콘텐츠·저작권·관광·체육 분야 AI 사업 총괄, 문화 분야 AI 학습데이터 발굴·구축 등을 맡고 있다.

AI를 개별 사업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문화행정 전반을 가로지르는 정책 의제로 끌어올린 셈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기준이다. 문체부는 지난 2월 26일 ‘생성형 AI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를 공개했다.
이 안내서에는 생성형 AI 학습 맥락에서 공정이용 판단 시 검토해야 할 요소들이 담겼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권리자와 개발사, 이용자 사이의 혼선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저작권 판단의 기본 틀을 먼저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세 번째 키워드는 ‘현장’이다. 문체부가 원칙 제시에 머물지 않고 이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려는 모습을 이어오고 있다.
예술 분야에서는 AI를 실제 사업 모델과 서비스로 연결하는 시도가 본격화했다. 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지난 25일 ‘2026 AI+기술융합 오픈이노베이션’ 사업 참여 예술기업 모집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예술기업과 선도기업 간 협업 과제를 발굴해 실증하는 구조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방식은 AI를 문화예술 담론의 화두에 그치지 않고 제작과 유통, 공간 경험을 바꾸는 도구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관광 분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지난 3월 25일에는 한국관광공사의 ‘2026년 관광기업 데이터·AI 활용 지원’ 입찰이 마무리 됐다. AI 기조가 콘텐츠와 예술에 머무르지 않고 문체부가 크게 집중하고 있는 산업인 관광 분야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콘텐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장 적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문체부 AI 정책의 성격도 실험 단계에서 산업 지원 단계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면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문체부가 연초부터 예고했던 정책 기조의 연장선에 가깝다.
문체부는 1월 발표한 2026년 케이-콘텐츠 인재양성 사업에서 ‘AI 기반 창작부터 분야별 전문성까지’를 내세웠고, 2026년 콘텐츠 분야 업무보고에서도 현장형 제작과 AI 활용, 콘텐츠 제작공정의 AI 혁신을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연초에 인재와 제작 환경 차원의 방향을 제시하고, 2월에는 저작권 기준을 정리했으며, 3월에는 조직과 현장 사업으로 이어붙인 셈이다.
문체부가 이달 보여준 AI 행보는 준비 단계에 머무르기보다는 실행 단계로 신속한 진입에 가까웠다. 조직을 만들고, 기준을 세우고, 현장 사업으로 연결하는 흐름이 한 달 안에 이어지면서 AI는 문화정책의 주변 이슈가 아니라 실제 집행 과제로 올라섰다.
3월이 출발점이었다면, 이제 시선은 그 다음 단계로 향한다. 이 흐름이 콘텐츠 제작 환경과 저작권 질서, 산업 지원 체계를 아우르는 후속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