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명품부터 참회록까지”… 중국 MZ 사로잡은 ‘사이버 고해실’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익명으로 죄책감과 고민을 털어놓는 이른바 ‘사이버 고해실’이 확산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SNS에는 텅 빈 방 사진을 배경으로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는 게시물이 유행하고 있다. 관련 콘텐츠는 누적 조회수 5000만 회를 기록하며 빠르게 퍼지는 추세다.

고해 내용은 다양하다. “허영심 때문에 가짜 명품 가방을 샀다”는 사연부터 “기숙사에서 냄새나는 음식인 ‘뤄쓰펀’을 사흘 연속 먹어 룸메이트를 울렸다”는 일상적인 고백이 이어진다. 반면 “어머니 사망 보험금으로 도박 빚을 갚았다”거나 “어린 시절 실수로 길고양이를 죽게 했다”는 무거운 참회록도 적지 않다.

이러한 열풍은 현실 세계의 ‘사회적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청년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가족이나 직장 동료에게 속내를 드러냈을 때 겪게 될 수치심이나 비난을 피하면서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하는 욕구가 맞물린 것이다. 특히 MBTI나 별자리 등 MZ세대의 관심사와 결합해 자신의 ‘어두운 면’을 성찰하는 틈새 커뮤니티로 진화하며 인기를 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오프라인 관계에서 오는 사회적 위험을 피하고자 온라인으로 숨어든다고 분석한다. 상하이 복단대학교 등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청년의 13.5%는 부모보다 AI 챗봇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작용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다 리제 장쑤성 사회과학원 부연구원은 “일부 이용자들이 고백을 통해 불법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왕샤오레이 난징사범대 교수는 “가상 공간에 대한 의존이 커질수록 실제 대면 관계가 더욱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비대면 소통 선호 현상은 뚜렷하다.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심리적 어려움 발생 시 전문 상담사(56%) 대신 AI 상담 서비스(40%)를 이용하겠다는 응답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익명성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경향을 뒷받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g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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