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거의 끝났다는 발언까지 내놓으며 연일 성과를 강조하고 있으나, 이번 전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목표달성을 위해 장기전도 불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급등과 미군 인명피해에 따른 정치적 부담은 날로 증가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궁극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목표가 완전히 달성되고 이란이 완전하고 무조건적 항복 상태에 있다고 판단할 때 종료될 것이다”고 말했다.
당초 4~6주가 예상됐던 목표 달성이 일정보다 훨씬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결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의적인 결정에 종식 여부가 달려있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오락가락하는 메시지로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는 전날 CBS 인터뷰에서 “전쟁은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가, 바로 이어진 공화당 연설에서는 “아직 충분히 승리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앞서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다가, 이란의 위협이 없어지면 무조건 항복이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날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의 엇갈린 메시지로 동맹국, 시장, 정치인들은 이란 전쟁이 어떻게, 그리고 언제 끝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5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협상에 돌입해 휴전과 핵프로그램 종식을 논의하는 방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협상 재개와 관련해 “가능하다”고 답했다. 다만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반대에도 사망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했다. 사실상 대립각을 세운 모습이라 협상 분위기가 조성될지 미지수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베네수엘라 사태처럼 이란 내부에서 친미적 성향의 인물이 정권을 잡는 경우다. 미국은 지난 1월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관저에서 체포한 후, 부통령이었던 델시 로드리게스가 정권을 잡도록 사실상 지원했다.
이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로 보인다. 그는 이란의 새 지도자 선출 과정에 미국이 관여해야 한다면서도, 내부자 출신을 선호한다고 여러차례 밝혔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 사례를 혼란을 막은 모범 사례로 치켜세웠다.
그러나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지리 뿐만 아니라 정치 체계상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현재 이란 정권은 어떤 지도자 개인이 오더라도 통제 시스템이 지속되도록 47년간 기반을 다져왔다고 매체는 전했다. 입맛에 맞는 인물이 지도자가 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대로 관계 형성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정권이 붕괴되고 민중들이 일어서는 경우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초기 이란 국민들의 행동을 촉구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란 국민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붕괴로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하고 전쟁으로 정권 지도부가 흔들린 만큼, 실제 봉기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마땅한 야권 지도자나 조직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평가된다. 확실한 대안 없는 정권 붕괴는 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네번째 시나리오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특수부대를 투입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확보하거나 파괴하는 경우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특수부대 투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핵 위협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만큼 전쟁 종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며, 인명피해 발생도 고려해야 한다.
매체가 꼽은 마지막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고 철수하는 경우다. 핵과 미사일 위협이 제거됐다고 선언하고, 이란의 정치적 상황은 고려하지 않는 방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정권 교체 또는 지도자 선정에 관여하겠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드러냈기에 이러한 선택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란의 핵 위협을 영구 제거하겠다고 선언한 이스라엘이 미국과 보조를 맞출지도 변수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