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건민 인턴 기자 = 서울 이태원의 한 무인 사진관에서 소변을 보고 소화기를 난사하는 등 난동을 부린 범인이 13세 홍콩인 소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소년은 “마귀가 시켰다”는 취지로 진술한 뒤 충분한 배상 없이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4년 전부터 이태원에서 무인 사진관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11월 매장이 심하게 훼손됐다는 연락을 받고 현장을 찾았다. 당시 매장 내부에는 소화기 분말이 벽과 바닥, 기계 안쪽까지 퍼져 있어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운 상태였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양 갈래 머리를 한 인물이 매장에 들어와 소화기를 집어 들고 내부 곳곳에 분말을 분사한 뒤 현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 인물의 기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사건 발생 나흘 전에도 해당 매장을 찾아와 분실함에 보관돼 있던 타인의 카드를 꺼내 90만원 넘게 결제하는가 하면, 사진 부스 안에서 과자를 먹고 소변을 보기도 했다. 더불어 병에 담아온 오물을 뿌리고, 음란 행위를 하는 장면까지 CCTV에 포착됐다.
긴 머리 탓에 얼핏 여성처럼 보였던 범인은 부모와 함께 한국을 찾은 13세 홍콩 국적의 소년으로 밝혀졌다. 이 소년은 경찰 조사에서 “마귀가 시켜서 한 짓”이라며 “마귀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머리와 배를 때리고 죽일 거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소년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정신질환이 있고, 치료 목적으로 한국에 왔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년은 이번 사건 이전에도 한 기도원에서 소화기 10여 개를 터뜨리는 소동을 일으킨 전력이 있다고 한다.
당시 임신 중이던 A씨는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청소 비용과 기계 수리 비용, 비품 교체비 등 피해액은 1000만원에 달했지만, 가해자가 만 13세로 형사처벌이 어려운 ‘촉법소년’에 해당하고 출국을 앞둔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보상을 받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는 청소비 명목으로 110만원을 받는 선에서 합의했다고 한다. 다만 합의 과정에서 소년의 어머니가 배상액을 낮추기 위해 언성을 높이는 등 갈등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홍콩인 모자는 합의 이후 한국을 떠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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