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롭 본타 법무장관이 아마존을 상대로 진행 중인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법원에 위법 행위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명령을 신청했다.
본타 장관은 “광범위한 증거 공개 절차를 통해 아마존과 일부 판매업자 및 업체들이 아마존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다른 웹사이트의 상품 가격을 인상하는 데 합의한 정황을 다수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달 25일(현지시간) 더빅뉴스레터·기가진 등 외신을 통해 보도됐다.

이번 가처분 신청은 2022년 제기된 기존 소송의 연장선이다. 당시 캘리포니아주는 아마존이 판매업자들에게 다른 온라인 쇼핑몰보다 아마존에서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하도록 압박해 가격 경쟁을 왜곡했다고 문제 삼았다.
본타 장관에 따르면 아마존은 판매업자에게 타 플랫폼 가격을 올리도록 요구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상품 노출 우선권 박탈 ▲사실상 제재에 해당하는 불이익 조치 등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경제 분석가 매트 스톨러는 아마존의 판매 구조 자체가 가격 통제력을 강화한다고 지적한다.
아마존에서 소비자가 상품을 검색한 뒤 ‘카트에 담기(Add to Cart)’ 버튼을 누르면, 특정 판매업자가 자동으로 선택된다. 많은 소비자들은 여러 판매자가 동일 상품을 판매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구매를 완료한다.
이때 자동 선택되는 판매자가 이른바 ‘우선 표시권(바이 박스)’을 가진 업체다. 이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대개 아마존의 물류 서비스인 ‘풀필먼트 바이 아마존(FBA)’을 이용하는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스톨러는 “아마존이 알고리즘을 통해 다른 플랫폼에서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한 판매자의 우선 표시권을 제한할 수 있다면, 판매자 입장에선 사실상 타 플랫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의 가격 인상 유도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경쟁 플랫폼과 가격 경쟁 중일 때 아마존은 해당 상품을 공급하는 판매업자에게 가격 인상 또는 타 플랫폼 판매 중단을 요구한다. 결과적으로 아마존 가격이 가장 저렴해 보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두 번째, 경쟁사가 할인 행사를 진행할 때 아마존은 판매업자에게 할인 중단을 요구해 경쟁사의 가격 우위를 무력화한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판매업자가 경쟁 플랫폼에서 가격 인하를 중단하면 아마존은 자사 가격을 인상했다.

본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아마존의 낮은 가격은 우수한 경영 판단의 결과가 아니라 위압과 불법적 행위의 산물”이라면서 “이로 인해 시장 전반의 소비자 가격이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소비자들이 아마존에서 최상의 거래를 하고 있다고 믿는 사이, 아마존은 경쟁을 차단해 불법적 이익을 취했다”며 “이는 명백한 가격 고정(price fixing)”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가처분 신청에는 ▲판매업자 및 경쟁사와의 명시적 가격 고정 행위 ▲타 소매업체 가격과 관련한 판매업자 접촉 ▲경쟁사 가격에 맞춘 손실을 판매업자에게 전가하는 행위 등을 즉각 중단시켜 달라는 요구가 담겼다.
스톨러는 “법원이 가처분 명령을 내리려면 원고 측 승소 가능성이 높고, 현재 행위로 인한 즉각적·중대한 피해가 존재하며, 공공의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면서 “이번 신청은 그만큼 법무부가 증거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현재 공개된 자료 상당 부분은 비공개 처리(검은색 마스킹)돼 있지만, 법무부가 이처럼 강경한 조치를 요구한 것은 증거의 무게를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본안 재판은 2027년 1월 열릴 예정이다.
